*퍼가지 마시구 여기서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당.
[2057년 6월 8일에 저장된 글입니다]
통제실과 연락이 두절된 지 18년이 흘렀다.
냉동수면에서 홀로 깨어난 지는 20년이 흘렀다.
내가 미친 걸까?
모르겠다. 시발 이젠 상관없잖아.
딱히 문제될 것도 없고.
내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가족사진이 너무 닳아서 아내와 딸의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인간이 혼자서 이 정도의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
웃긴 게 하나 있는데.
내가 이번 임무에 지원했을 때 나사에서 일하는 심리학자한테 질문을 받았거든.
"혼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겠어요?"
어리고 어리석었던 나는 '영원히'
나라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대답했어.
아마 지구가 아예 사라졌나보다.
아마 지구가 나를 잊어버렸나보다.
구출팀이 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따위는 버린지 오래다.
그래도 지금 이 메시지를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알아줘.
여기 우주 밖에는 어둠과 공포 밖에 없어.
애초에 임무를 맡지 말아야 했는데.
집도 떠나고 지구도 떠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떠나고 이게 뭐야.
이제 그만 우주선 문을 열어버릴까 한다.
돕슨이 문을 열자 밝은 빛이 쏟아져 순간적으로 앞을 볼 수 없었다.
발을 삐끗해서 그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숨을 어찌 쉬어야 하나 발은 어찌 딛어야 하나 헛된 수고를 하는데...
한 남자가 서류판을 들고 다가왔다.
출처 |
Alone (August Contest)
https://redd.it/3j4qup by Huntfr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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