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사라진지 5년째.
이성을 만나도 끌리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이쁘고 착해도 '아 이쁘고 착하네' 라고 생각하고 말게 되는, 본능을 잃은 남자로 살아왔죠.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도 고쳐지지가 않더군요.

 

이 정신적 결함은 몇달 전 그녀를 소개로 만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사람과 사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전혀 의욕이 생기지가 않았죠.
'이건 뭔가 액션을 취해야 하는 타이밍이구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했지만 그 때도 덤덤하게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러다 데면데면해진 어느 날 길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봤습니다.
'어 걘가? 여기 혼자 있을 리가 없을텐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앞에 있는 사람이 그녀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미 제 눈앞엔 그녀가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 누가 저를 봤다면 사랑에 정신을 잃은 사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원근감이 없어지더니 그 장면 그대로 굳어버렸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더군요.

 

나에게 열정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폭풍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삼주가 지난 지금 고백에 대한 답은 없네요.
그에 대한 얘기는 피하는 것이 이미 대답은 들은 거나 마찬가지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열정이 되살아난 대가인지 가슴의 먹먹함도 돌아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실패해서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지름신이 강림하는 성격도 오랜만에 되살아났습니다.

 

그 동안 살까말까 망설이던 물건들을 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플스를 사고, 헤드폰을 사고, DAC를 사고, 일렉기타를 사고 옷가지를 이것저것 샀습니다만,
몇가지를 찾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도움을 구하고자 글을 씁니다.

 

우선 나이키신발입니다.
꽤 오래전에 백화점에서 한눈에 반해 구입했던 놈으로 닳아서 못신을 때까지 신다가 수선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그냥 방치해두었던,
도저히 버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으나 본가의 부모님이 버려버린 신발입니다.
M.D HOUSE에서 스니커즈덕후 하우스가 신고 나온 적도 있는 이쁜 신발이죠.

요넘입니다.

어렵게 찾은 모델명은 나이키 코트포스 컬트 313940-261.
파는 곳은 있지만 사이즈가 안맞네요.
제 발은 265인데 260~270까지는 어케 신을만 합니다만 현재 280밖엔 못찾겠어요.
이건 거의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페도라를 찾는데 마음에 딱 드는게 없어요.
GAP 미국사이트에 이쁜게 있어서 제일 큰 사이즈로 주문했지만 바다를 건너는 동안 줄어버렸는지 머리에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미국인들 머리통은 얼마나 작길래 나에겐 유태인빵떡모자수준인건지 모르겠습니다.

 

요넘인데 이쁘지만 미니어쳐 수준입니다.

머리 맞는 사람 있으면 줘버리려는데 아직 못찾았습니다.

굳이 페도라가 아니라도 이쁜 걸 찾고 있는데 잘 없네요.
인터넷으로 보고 두개 사봤지만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요.
코바늘 손뜨개같은 재질의 모자도 좋은데 찾기 힘드네요.

 

마지막으로 7부보트넥티셔츠를 구하고 있습니다.
목이 보트 밑바닥모양으로 넓게 뚫려있어 보트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맞는지 모르겠네요.
U넥처럼 아래로 파진 모양이 아니라 옆으로 넓은 건 남자옷이 잘 없더군요.
그래도 찾아보면 있는 건 거의 가로 줄무늬티셔츠인데 너무 흔한지라 땡기지 않아요.
작년에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흰색 보세티셔츠는 너무 입어서 허리춤이 늘어나 버렸습니다.
단색 보트넥티셔츠 7부나 반팔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려 지르는 물건은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지만 위에 세가지는 계속 찾던거라 구하면 요긴할 듯 합니다.
긴 글 감사히 일어주신분 정보있으시면 알려주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