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조희연의 국공립통합대학 안
게시물ID : sisa_5332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라인
추천 : 5
조회수 : 140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6/28 13:19:58


요즘 서울대 폐지라는 이야기로 간혹 언급되는 주제인데요, 

사실 자극적인 문구보단 구체적인 내용을 알면 좋겠죠.

이번에 교육감에 당선된 조희연씨는 2014년에 <병든사회, 아픈교육>를 발간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가혹하고 자살을 야기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가 대학서열화에 있다고 진단하고, 그에 대안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목을 '조희연의' 라고 붙이긴 하였으나, 이 대안은 조흐연씨가 독자적으로 내놓은게 아닙니다.

많은 진보 교육단체에서 대학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설왕설래 하다가, 나름대로 의견일치를 본 대안이라고 하는군요. 

그 외 몇몇 개 대안들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 국공립통합에 기초한 대안들입니다.



조희연씨는 이 책에서 나름대로 이 대안의 골자와, 이제가지 제기되었던 반론들을 정리하여 재반론하는 식으로 서술했습니다.

그 부분을 타이핑 하겠습니다.







-----------------------------------------





통합국립대학, 공통 교양과정 설립을 통한 학벌 완화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행할 것인가. 수년 전 부터 강준만이 '서울대학교 망국론'으로 표현한 학벌질서에 대한 개혁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교육혁명공동행동이나 교수노조 등 많은 진보개혁적 교육단체가 합의하여 추진하고 있는 '대학통합 네트워크'안이 있다. 이 안에 따르면, 일차적으로 전국의 국공립대를 공동학위를 부여하는 대학으로, 즉 전국적인 단일학위 대학(통합 국공립대학)으로 통합한다. 그래서 통합국립대학이 탄생하게 된다. 나아가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현재 20%에 머무르는 국공립대학을 준국공립적 성격의 '정부 지원형 사립대학'으로 재편해내게 된다. 이와 함께 국공립대학, 준국공립적 사립대학, 일반 사립대학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공통 교양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개혁안은 이미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의 공약에서 '국립대 공동학위제' 라는 이름으로 일정 부분 포함되었으며, 김상곤 교육감에 의해서 '혁신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장회익 교수 등 20명의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서울대학교 개방론 및 기타 국립대학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주장하기도 했다. 장회익 교수는 서울대학교 개혁 방안으로 대학원 체제로의 재편을 주장한 바 있다. 2002년 대선에서 학벌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노무현 후보도 이런 문제를 다루는 학벌 없는 사회 주체 토론회에 참석하여 대선 이후 이에 대한 개혁을 약속한 바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이 대학입시 평준화 및 서울대학교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이런 다양한 노력들이 일정하게 반영되어, 민주당 안에서도 지방의 주요 국립대학들을 서울대학교와 하나의 현합체제로 구축해 제 1단계로 강의, 교수, 학점 교류를 통해 지방 국립대학을 서울대학교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후 제 2단계에서 학생을 공동으로 선발하고 수여하는 통합국립대학을 설립하자는 안을 수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국공립대학을 단일 대학으로 통합하는 안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대학과 같은 예가 이미 있다. 국공립대학이 하나의 국립 공동학위대학이 됨으로써, 전국의 20%에 이르는 국공립대학을 통해 국제 경쟁력도 강화하면서 그와 동시에 스카이 대학만을 들어가기 위한 과잉경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경북대학교와 전남대학교가 서울대학교와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전국의 국공립대가 통합되면서 각각의 권역별 특성화 영역을 확장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각 지역 국립대학들은 특정 분야 - 예컨대 의학, 인문학, 생명공학, 사회과학 등-를 특성화 하게 될 것이다.

 국공립대를 공동학위대학으로 통합하는 과정은 국민적 합의만 존재한다면 상대적으로 용이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방 국공립대들의 경우는 생존을 위하여 권역별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주변부 국공립대학과 통합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적 수준의 공동학위 대학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폐지"?


여기에는 지금까지 몇 가지 반론이 제기 되었다.

 첫째, 서울대학교 폐지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대학 체계 개편은 현재의 입시지옥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첵이고 기존 학벌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학교 개편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개혁안을 '서울대학교 폐지론'으로 과도하게 단순화시켜 개혁안의 취지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학교 체제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얼마전 <창작과 비평> 시평에서는 '서울대학교를 뺀' 국공립대학 통합안이 더 현실적인 게 아닌가 하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대학개혁은 입시지옥을 해소한다는 목표가 있으므로 스카이 대학 등의 학벌특권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따라서 효과도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개편에는 다양한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1.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전체를 폐지하기(17대 총선에서 민노당이 공약한 사항)
2. 서울대학교 학부를 폐지하고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재편하는 방안
3. 서울대학교 학부를 기초학문 중심으로 재편, 이와 함께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서 기능하는 방안

개인적으로는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의 재편이 가장 현실적이고 개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장회익 교수 등 서울대학교 내부에서도 개혁의 일환으로 이러한 주장이 존재한다. 3안은 창작과 비평의 시평과 유사해보이지만 현실성이 약할 수 있다. 사실 대학에서 한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3안 처럼 가면, 어느 학문이 '기초 학문'에 속하는 가를 둘러 싸고 날이 새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의 개혁은 학벌 특권을 폐지하고 좀 더 인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바라는 국민적 힘으로 추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울대학교를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재편하는 것은, 서울대학교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학문적 수월성의 장점을 살릴 수도 있고, 그러면서 학부를 중심으로 유지, 재생산되는 학벌 특권을 치유하는 장점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가 폐지되면 연고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열이 출현한다?


 둘째, 연고대가 새로운 학벌체제의 정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서울대가 통합국립대학에 편입되면 연고대가 학벌의 정점에 설 것이라는 우려는 대학체제 개편안이 유의해야 할 점이기는 하다. 이 문제 제기는 어떤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통합국립대학/ 대학통합네트워크 안이 수반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점을 예견적으로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도하지 않은' 문제점이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그칠 것이다. 먼저 통합국립대학은 단일 대학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권역별 특성화가 이루어지면 그 특성화된 분야에서 명문 사립대학을 넘는 경쟁력이 샐길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구나 많에 하나 연고대가 새로운 대학 서열 체제의 정점에 서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통합국립대학과 경쟁하는 '다원적 구조' 내에서의 서열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스카이 대학의 서열구조와는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안처럼 10개의 국립대가 통합국립대학이 되면, 현재 정원 3500명 내외인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완화될 것이다. (10개 국립대 정원이 3만명이므로) 그리고 더 확대하여 특수 국립대(해양대학교 등)를 제외한 전국의 국공립대를 통합하게 되면 정원은 6만명이 도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원 3500명이던 경쟁은 6만명 경쟁으로 완화되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의 대학체제 개편안에서처럼 사립대학을 포함하는 '공통 교양대학'이 만들어지면, 연고대 학생의 50%를 현재대로 각자 뽑고, 나머지 50%는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진입한 학생들 중에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양한 진입경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입시경쟁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향 평준화로 가지 않을까?

 셋째, 대학체제 개편이 '하향 평준화'로 가지 않을가 하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대학통합 네트워크/ 통합국립대학 안이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일단 한국의 교육 현실을 과잉경쟁 상태로 진단할 것이가 경쟁 결핍 상태로 진단할 것인가 하는 쟁점이 있다. 나는 앞서 한국 사회가 초과잉 경쟁 상태로 인간성을 파괴하고 경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고통스러운 극단적인 왜곡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서술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현재 한국 교육의 상태가 창의적인 교육을 방해하고 나아가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중고등학생이 줄을 이어 자살할 정도로 왜곡된 상태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해 이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오히려 대학통합네트워크안이 과잉경쟁 상태의 교육을 정상화 하는 계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향 평준화라는 우려 속에서 경쟁을 과잉 상태로 계속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상화 해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 아래 우리 모두가 이렇게 극단적이고 왜곡된 경쟁 상태로 떠밀려 왔던 것이다. 또다시 하향 평준화라는 이름으로 왜곡된 경쟁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이 안은 전체 국공립대학 내에 존재하는 자원에 대해 합리적인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분야별로 국제적인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의미에서, 대학체제 개편안은, 경북대학교나 전남대학교를 서울대학교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려는 시도이다. 사실 그동안 지방대학을 살리고자 하는 정부의 다양한 노력이 있어왔다. '지역점거 대학' 육성도 그중 한 예이다. 그러나 그것은 서울대학교를 정점으로 하는 대학서열 체제를 그대로 방치한 채 이루어졌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서울대와 수도권 명문 사립대와 지방 국립대 간의 간격은 오히려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통합국립대학안은 국립대들을 단일 대학으로 통합함으로써 기존에 존재하는 국립대 간의 서열과, 서울 국립대와 지방 국립대 간의 서열 자체를 해체시켜버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대학체제 개편안이 진정으로 이루어질 때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효과를 발휘해서 상향 평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체제의 개편 위에서, 우리는 지방대학이 서울대학교 수준으로 상향 발전하기 위한 광범위한 자원이 기존의 학벌체제 하위에 있는 국립대학에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통합네트워크 안에는 핵심적으로 통합국립대학 내에서 '권역별 특성화' 방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권역별 특성화를 위해서 국가재정이 집중투자 된다면, 거기에 기존의 서울대학교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재분배되어 활용된다면, 지방 국립대학이 상향 평준화 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안은 수도권 명문 사립대학과 서울대학교를 중심으로 존재하는 수도권 중심주의를 해체하면서 거대한 대학통합네트워크로 지방을 살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개혁 진영은 대학체제 개편과 국공립대 통합재편 과정에서 지방 국립대의 상향 발전을 위한 폭넓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정반대로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길

 
 이러한 개혁안은,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의 보수 세력이 추진하는 교육정책과는 정반대의 정책이다. 보수 세력은 경쟁력을 제고하고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하에 가능한 국립대학을 '준사립대학'으로, 즉 '법인화'하려고 하며, 현재도 80%에 이르는 사립대학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그들 간의 무한대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이른바 '선진화'를 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과잉경쟁을 재조정하여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한 '정상적 경쟁'의 구조를 만들고, 오직 최상위 대학 졸업자에게만 과도한 특권이 부여되는 불공정한 학벌 구조를 개혁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대학체제 개편안은 기본적으로 교육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경쟁을 재조정하고 입시 경쟁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일정한 고통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은 모두가 '합리적으로 잘되기 위해서 경쟁하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전체가 고통스러운 괴물'이 되어 있다. 승자도 현재 교육체제의 모순의 희생자이고 패자는 더욱 고통스러워하는 상처 투성이가 되어 있다. 한국 사회의 진정한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모순 투성이의 대학체제에 메스를 대야 한다. 모두가 자신의 협소한 이해에 사로잡힐 때 선진국으로 가는 길도 막히게 될 것이다.



 조희연, <병든사회, 아픈교육>, 32-39p



--------------------------------------



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서술된(그래도 큰 틀은 다르지 않지만) 부분은, 본 책의 240p 부터 되어 있는, <대안교육체제> 장을 참조하면 좋을 듯 합니다. 조희연씨와 손우정씨의 공동집필 논문입니다. 여러 대학개혁의 대안들을 비교 검토하는 논문입니다.



저는 이 안에 찬성합니다.

거대한 국공립통합대는 거대 자본을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으며, 국가 인프라를 사용하고, 저렴한 등록금을 가지게 될텐데, 현재의 연고대가 그에 경쟁하긴 매우 힘들다고 봅니다. 특히 이과쪽은 더 말할 나위 없겠지요.

현재 카이스트가 먹어주고 있는 기공과를 예로 들어보면, 통합대안이 통과 되면 국공립대의 모든 기공과가 하나로 통합하여, 교수진과 자재, 인프라들을 공유하게 되고, 어떤 사립대보다 훨씬 막대한 예산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포항공대가 투자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요. 그리고 모든 과가 이렇게 되겠지요. 

그리고 연고대가 그랑제콜화 되긴 힘들다고 봅니다. 프랑스의 사례와는 꽤 다르니까요. 

뭐 여하간......


어차피 이 대안은 교육감 수준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교육부장관도 터무니없으며, 다만 국민적 합의와 요구로, 국회 입법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일 겁니다. 그렇기에 조희연씨가 원하는 것은 공론화겠지요. 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만으로도 그 문제는 반쯤 해결되었다고 봐야 하니까요.


이 국공립통합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