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배 : 그래요. 알겠습니다. 당내로 좀 가보죠. 지금 당 안에서 다시 패권이라는 단어가 계속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듣고 계시죠?
▷ 안희정 : 네.
▶ 김종배 : 그러면서 패권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다시 친문의 거의 접두사 비슷하게 지금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친문패권 이런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런 현상은?
▷ 안희정 : 음, 친문패권이라고 하는 단어는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 김종배 : 그런 패권은 없다고 보세요?
▷ 안희정 : 네, 전당대회를 통해서 추미애 대표와 현 최고위원들이 당을 이끌고 계십니다. 옛날처럼 공천권을 좌지우지하거나 당직을 좌지우지 하는 그런 보이지 않는 실세로서 무슨 패권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전당대회를 통해서 우리는 지도부를 구성했고 그 지도부가 여러 가지로 당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다만 문재인 대표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 보니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서 후보들 간에 다툼이 있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정상적인 정당에서는 그런 정도의 다툼은 다 있습니다.
▶ 김종배 : 그러면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도 청산의 대상이다, 주체가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기득권 패권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면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금 당내 사정을 잘못 읽고 있는 겁니까?
▷ 안희정 : 박원순 시장님이 말씀을 그리 하셨다면 현재 당 운영에 있어서 문재인 대표가 책임이 크다고 박원순 시장님은 보고 계시는 거겠죠. 그건 또 후보들과 또 당내 토론 과정에서 박원순 시장님이 효과적으로 동지들을 설득하시길 바랍니다.
▶ 김종배 : 아, 그건 무슨 말씀이시죠?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바란다는 말씀은?
▷ 안희정 : 당신이 지금 친문 패권과 문재인 대표의 패권적 리더십 때문에 현재 당에 문제가 있다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시다면 거기에 그것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렇게 보시는지 당원들한테 좀 더 설득을 하셔야 될 거라고 봅니다.
▶ 김종배 : 그래요? 근데 지금 이 패권이라고 하는 두 글자에 단어에 담겨있는 것은 이른바 다수의 횡포라고 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 아닙니까?
▷ 안희정 : 저는 20년 정도 제 정당 경험으로 보면 한국 정치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시민 사회 생활에도 흔히 보는 일입니다. 자기가 주도하지 않으면 다 판을 깨려고 합니다. 정말로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거나 ‘아, 저 친구 좋은 친구야’ 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주도자가 아니어도 그 어떤 모임에서 소수파가 한다 할지라도 그 사람이 자기가 속해 있는 인간관계에서 자기의 의무를 다하는 태도를 우리는 원합니다. 근데 우리는 자기가 소수파로 몰리면 다수파에 대해서 무조건 공격을 합니다. 전 그런 측면에서 우리 민주주의 정당사회나 시민 사회든 내가 언제나 주인이 되거나 내가 언제나 주도세력이 되거나 내가 언제나 다수파가 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도 한 정당생활 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저도 주류 생활을 해 본적이 많지가 않습니다. 어느 야당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한국 정치에서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야당정치인이고 그 중에서도 더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야당의 비주류다, 이랬습니다. 예전에. 근데 그 말씀이 농담이시고 또한 현실에 대한 풍자이신데 저는 역으로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자기가 당내에서 자기 주장과 자기 세력이 소수파가 된다고 할지라도 절대로 그 문제 제기에 머물지 말고 당을 함께 이끈다는 주인의식을 가질 때야만이 자기도 주류에 다수파의 기회가 있다.
▶ 김종배 : 지사님 스스로 문재인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계세요? 언론에서 이런 얘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 때마다 좀 짜증이 나십니까?
▷ 안희정 : 아무래도 그 질문을 어떤 각도에서 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때는 버벅거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편하게 대답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이든 김부겸 의원이든 박원순 시장이든 아니면 문재인 대표든 다 우리 당의 소중한 저희 동지고 선배들입니다. 다만 대선 후보라는 경쟁구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경쟁구도 내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소신과 부딪칠 때는 서로 싫은 소리도 할 것이고 부딪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걸음만 더 물러서 보면 역시 우리는 한 당의 동지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더 나아가서 여의도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들과 시민들에게 말씀을 드립니다. 거기서 한 걸음만 더 뒤로 물러서면 우리는 한 국가의 국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서로 간에 어떤 대결을 하거나 논쟁을 하더라도 너무 그렇게 돌아오지 못할 다리처럼 선을 긋거나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 김종배 : 알겠습니다. 지금 카카오톡으로 이동현님이 문자를 주셨는데요. 질문으로 대신 하겠습니다. “저도 문재인 지지자지만 패권에 대한 지적에 없다고만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텐데요. 안철수 씨가 나온 배경을 안철수 씨 문제로만 몰기엔 통합 포용의 리더십이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닐런지요?”
▷ 안희정 :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 상황을 다 안지 못하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은 결과론적으로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결과론적인 질문에 대해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또한 우리 지난 대선후보였던 그리고 전 대표였던 문재인 대표께서 좀 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서 그 문제제기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구체적 사안을 놓고 책임을 묻거나 논의를 해야만 우리가 효과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냥 포괄적으로 당신은 형이니깐 당신이 다 책임져, 이 논의로 몰아붙이면 문재인 전 대표도 자기가 문재인 전 대표와 합리적 토론을 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 김종배 :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를 보좌하고 있거나 감싸고 있는 그룹 있지 않습니까? 그룹의 행태를 가지고 어떤 친문패권을 이야기 하는 측면은 없다고 보세요?
▷ 안희정 : 그런 것이 당에 있는 동지들한테는 바로 그러한 문화적 어떤 일정정도의 흐름들이 그런 소외감과 그 그룹을 패권적이라고 비판하는 이유가 되긴 합니다. 자, 그러나 그것은 당원, 동지들 내에 좀 더 당내의 많은 소통을 요구합니다. 저는 그런 어떤 그룹핑 보다는 현재 전당대회를 통해서 선출되어 온 당 지도부가 그런 어떤 친소관계나 어떤 일정한 성향을 같이 하는 비공식적 그룹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느냐? 추미애 대표가 좌지우지 되느냐? 전당대회의 권위를 통해서 선출된 추 대표가 쉽게 말하면 실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껍데기냐? 그렇지 않다고 전 생각합니다.
▶ 김종배 : 비공식적인 그룹이 있다고는 인정을 하시는 겁니끼? 그러면?
▷ 안희정 : 사람들 간에는 다양한 그룹들이 있죠. 좀 더 많은 문화적 교류를 하거나 경험을 같이 했던 그룹들이 당내는 다양한 그룹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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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인터뷰 내용중 일부입니다.
균형을 유지하시면서도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히시네요.
저는 이런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시간이 흐르면 '안희정 대세론'또한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