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나오자마자 술주정은 시작됐다네요. 집기들은 죄다 던지고 욕이란 욕은 죄다 퍼붓고. 태어나서 그런광경을 처음 본 엄마는 놀라자빠져있는데 당시 더 어렸던 막내고모가 엄마를 데리고 집밖으로 피신했었대요. 동네 중앙에 있는 큰 정자나무 아래 둘이 앉아서 밤을 지새다가 새벽이 되어 잠잠해지면 들어갔대요. 몇 번을 그러다가 어느 날 밤에, 엄마는 시집을 잘못 왔다는 생각에 울컥해져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나더래요. 그래서 야밤에 혼자 집을 나와서 흙길을 걷고 있는데
당시, 집 뒤 야산에 장사를 치른지 얼마안된 무덤이 하나 있었대요. 그 무덤은 지금도 있음. 그 무덤에서 혼불이 나가는걸 처음 보셨대요. 시퍼런 도깨비불같은 게 휙휙 날라다니면서 솟아오르더랍니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않고 무서워서 그대로 집에 들어갔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