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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본 우리집 네마리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83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콕고양이
추천 : 26
조회수 : 1048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4/04/03 18:50:55
두서없음 주의
음슴체 주의





SAM_2258.JPG

첫째 '까뮤"
올해 11살 할배.
 
중성화 수술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11년 동안 단 한차례의 스프레이도 없었음.
주위에 수컷 밖에 없어서 그런지 아주 가끔 자신의 욕망을 셋째에게 품고 그래서인지 셋째를 향한 편애가 쩜.
대신 둘째와는 사이가 굉장히 안좋음.막내와는 우다다를 함께 하는 사이지만 단지 그것 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관계도 아님.
 
 
까뮤는 따뜻한 물을 싫어함.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빨이 걱정되서 일부러 따뜻한 물을 챙겨줬는데
물냄새 한번 맡더니 이게 뭐냐? 하는 표정으로 날 빤히 바라봄.진짜 내가 죄를 지은 것처럼 빤히 쳐다봄.
그래서 얼른 찬물로 바꿔줬더니 그제서야 마심.
가끔 물 늦게 주면 성질 내면서 물도 안마시고 휙 돌아서서 가버림.나 벙찜...
 
우리 애들은 따로 고양이 화장실은 없고 대신 사람 화장실 하수구에 볼일을 봄.
그래서 방문을 열어놓고 자는 여름은 상관없는데 방문을 닫고 자는 겨울엔 화장실 가겠다고 울면 새벽에라도 일어나 문을 열어줘야하기 때문에 꽤 귀찮음.
근데 나나 동생이랑 잘 땐 문앞에서 엥엥 울어서 사람을 깨우는 반면 부모님 방에서 잘 땐 어머니아버지 얼굴에 자기 얼굴을 밀착시켜 콧바람을 내면서 막 앓는 소릴 냄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부모님은 깜짝 놀라서 깨시고 늘 그런 식임.
꼭 부모님만 그런 식으로 깨움.
 
이건 까뮤 인생의 오점이라 불리우는 사건.때는 까뮤가 매우 젊고 팔팔했을 당시였음.
늦은 밤, 잠을 청하려고 요를 다 깔아놓은 상태였는데 갑자기 동공이 장난 아니게 확장된 흥분한 까뮤가 뛰어와서는 그 왜 레이저포인트로 놀면 고양이는 그걸 잡으려고 막 다리를 휘두르지 않음? 그렇게 막 앞발을 휘두르며 요 위에서 잘놀다가 멈칫하더니 그 위에서 똥을 싸지름........................................아오 이런 !%$^*(%&**^!!
다행이도 무른 똥이 아니라 단단한 똥이여서 바로 휴지로 집어버리긴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 사건은 까뮤의 처음이자 마지막 용변실수로 기록됨.




SAM_2628.JPG

둘째 '네로'
올해 8살 중년 남묘.
 
역시나 중성화 수술을 안한 바람에 집안 곳곳에 자기 오줌을 뿌려대는 말썽쟁이.그래서 할배와 엄청 비교당함.
첫째와 달리 너무 스프레이가 심해서 수의사에게 얘는 왜이렇게 스프레이질이 심한 걸까요? 물어봤더니 수의사 왈 "변강쇠 타입인가 보죠." 라는 대답을 들음.레알.
네마리들 사이에서 아웃사이더,왕따로 통함.진짜 사교성 제로.
6 kg.네마리들 중에서 제일 무거움.
 
 
네로는 사람육포를 굉장히 좋아함.
누군가 육포를 먹고 있으면 와서 좀 얻어먹곤 하는데 그날은 내가 육포를 먹고 있었음.
쪼르르 다가와서 달라길래 손톱크기로 잘라주려고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며 육포 하나를 쓰윽 꺼내는 순간 녀석의 입에서 침 뚝 떨어짐.
나:.....??????????
네로:.....................???????????
 
어느날 저녁 아버지께서 리모컨이 없어졌다며 찾고 계셨음.
벌써 10분 넘게 찾고 있는데 없다고 다들 리모컨 쓰고 제자리에 안갖다놨다고 화가 나심.
결국 어머니랑 나랑 동생도 함께 찾는데 진짜 안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짜증도 나고 이런 좁은 집에서 별게다 없어진다고 냅두면 알아서 나오겠지 하며 다들 리모컨 찾기를 관둔 순간 내내 식빵자세로 우릴 관찰하던 네로가 벌떡 일어나 기지개를 펴는데 그 밑에서 리모컨 발견.
이눔자식이 리모컨을 깔고 누워있었던 거임.덕분에 약간 기분이 상해있었던 가족 전부가 웃으면서 헤프닝은 좋게 끝남.
 
네로는 밖에 나가는 걸 무진장 좋아함.
그날은 큰맘 먹고 어머니랑 나랑 동생이랑 네로를 밖으로 데리고 나감.
이런 일은 자주 없는지라 네로는 아주 신나서 막 킁킁 냄새 맡으며 자유를 만끽함.
그런데 그 순간 나는 장난끼가 돌았고 어머니랑 동생을 조용히 불러 네로가 눈치 못채게 집안으로 들어감.그리고 몰래 네로를 지켜봄.
우리가 사라진 줄도 모르고 룰루랄라 돌아다니던 녀석은 곧 우리가 없다는 걸 알아채고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굳은 채 당황함.
우릴 찾으려고 목을 쭉 빼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도 안보이자 꽁지가 빠져라 집앞으로 뛰어옴.문을 열어주자 얼른 들어옴.
눈이 땡글땡글 놀란 채로 우릴 막 쳐다보는데 너무 귀여웠음.




SAM_2333.JPG

셋째 '가토'(고자예정)
올해 2살 청년 남묘.
 
과거 길바닥에 힘없이 쓰러져있던 걸 어머니 지인분께서 구조, 우리집으로 오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음.당시 뼈에 가죽 밖에 없었음.
우리집에서 가장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음.만약 사람이였으면 여자 여럿 울렸을 꽃미묘.
가족들 중에서 아버지를 제일 좋아하고 따르는 아버지빠돌이.
 
 
일명 '너의 시선 끝에 바퀴벌레가 있다' 사건.
이건 내가 아니라 동생이 겪은 일화임.밤 늦게까지 안자던 동생이 어두컴컴한 구석에 앉아있는 가토를 발견, 뭐하나 싶어 불을 켰더니 바퀴벌레 한마리가 스스슥 움직이는 게 보임.가토는 어둠 속에서 바퀴벌레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거임.
세상에서 벌레를 제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동생이지만 일단 바퀴벌레를 본 이상 맘 편히 못자는 타입이라 잡으려고 신문지를 돌돌 말아 다가갔더니 바퀴벌레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아 이거 어떻하지 불안해하고 있는데 가토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김.
혹시나 싶어 시선이 닿는 곳에 물건을 치웠더니 바퀴벌레가 두둥! 인정사정없이 신문지를 휘둘러 결국 잡음.
가토는 바퀴벌레가 처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유유히 자리를 떠남.
 
아.
이 녀석은 귀뚜라미를 산채로 물고와 앉아계신 어머니 앞에 퉤 하고 뱉은 적도 있음.
 
일명 '방충망 뚫어뻥' 사건.
우리집 창문 중엔 보일러 석유통이 창문 밖에 바로 붙어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엔 가끔 길냥이가 오곤 함.
많은 길냥이들 가운데 '아치'라는 이름의(성은 양이요,이름은 아치) 보스급 길냥이가 밥 달라고 조를 때 종종 통 위로 뛰어올라오곤 하는데 그날은 가토가 창문틀에 엉덩이 깔고 앉아 밖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였음.
하필 그때 아치가 찾아와선 밥 달라고 으냐앙~우는 거 아니겠음.설마 가토가 앉아있는데 뛰어올까 싶어 내버려뒀는데 그게 화근이였음.
가토가 앉아있던 말던 밥 얻어먹을 생각으로 아치는 석유통 위로 점프, 순간 창문틀에 앉아있던 가토가 캬악 하며 아치에게 달려들음.
창문엔 방충망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방충망을 박치기로 뜯어버리며 아치에게 달려드는 가토를 얼른 잡아 내리고 서둘러 창문을 닫아버림.
현재까지도 우리집 방충망은 끝부분이 튿어진 채 그대로임.......
여튼 이 사건 이후 여리여리하고 마냥 여자아이 같았던 가토가 순식간에 상남자로 탈바꿈함.


SAM_1970.JPG

참고로 아치 사진.
얼굴에 엄청난 흉터가 보여주듯이 그는 덩치도 장난 아닌 거묘임.
척 봐도 7,8 kg은 나가보이는 이 고양이에게 고작 4 kg짜리가 겁도 없이 덤빈 거임ㄷㄷㄷㄷ




크기변환_SAM_2677.JPG

막내 '파커'(고자예정)
올해 1살 갓 성묘가 된 남묘.
 
어떤 X발새끼가 눈도 안뜬 애기를 커피박스에 담아 비닐봉투로 묶어 쓰레기장에 버린 걸 기적적으로 발견해 구조, 분유를 먹여가며 애지중지 키워온 녀석임.나에겐 네마리들 중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임.
손바닥 만했던 것이 순식간에 무럭무럭 자라 이젠 노트북 화면을 가릴 만큼 커져 나에게 멘붕을 가져온 녀석이기도 함.
심지어 셋째 형아보다 1 kg 더 무거움.
개그묘.
 
 
우리집에서 사고를 제일 많이 치는 녀석임.다른 세마리들이 친 사고를 모아모아도 이 녀석이 근 1년간 친 사고보다 적음.
자는 사람 얼굴 위로 물건 떨어트리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주무시는 어머니 얼굴로 이 녀석이 떨어짐;;;;;5 kg짜리가 떨어짐;;;;;;;;;;;
근데 혼낼 수 없는 이유가 이 녀석도 위에서 자다가 어머니 얼굴로 추락한 거라 고의가 아닌 점을 봐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넘어감.
 
온갓 먹지 말아야할 걸 전부 입으로 가져가는 못된 버릇 하나가 있음.
물론 둘째도 비닐을 핥는 버릇이 있긴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핥기만 할 뿐 파커처럼 비닐을 씹어먹진 않음.
안그래도 어제 저녁에 검은 봉투 손잡이 부분을 씹어서 삼킴.나는 지금 이 녀석이 빨리 똥을 싸서 비닐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음.
3개월 때도 내 바지끈을 잘근잘근 씹어 삼키는 바람에 초멘붕.거의 반쯤 울면서 카페에 글을 올려 물어보니 밥 많이 먹이고 하루이틀 경과 지켜보라는 말에 밥 겁나 많이 먹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개월짜리한테 울먹울먹거리면서 너 밥 많이 먹어야 돼 그래야 살 수 있어 빨리 먹어 엉엉 거림......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흑역사.




생각보다 쓴 건 많은데 재미가 덜 하네요;ㅅ;
글솜씨가 많이 부족했을텐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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