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청의 한 공무원이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며 출입기자에게 큰소리치는 모습이 목격돼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의 공무원은 강릉시청 공보담당관실에 근무하는 김모씨(52)로 대외공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매일 출입기자들에게 강릉시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게 주 업무다.
하지만 수십장의 보도자료를 팩스를 통해 전송하다 보니 종이 낭비도 심할뿐더러 글씨가 흐릿하고 잘 보이지 않아 직접 시청을 찾아가 확인해야 하는 등 실효가 없다는 게 출입기자들의 한결같은 불만이다.
이에 "타 지자체에서는 E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주는데 강릉시도 그렇게 해 달라"고 건의하자 김씨는 "나는 컴퓨터를 하지 못해서 보내줄 수 없다. 이제 와서 내가 무슨 컴퓨터 공부를 하겠는가? 그냥 팩스로 받아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인터넷이 정보화시대를 주도하고 있고, 누구보다 먼저 정보를 습득해서 행정 서비스를 해야 할 공무원이 '컴맹'을 자랑인 양 내세우는 일은 합당치 못하다. 모르면 배워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은 노인정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컴퓨터를 배우는 시대다.
더욱이 강릉시는 매년 겪는 수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화려하게 시청사를 신축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구태의연하게 권위의식만 내세우는 공무원들의 행태에 대해 "향후 강릉시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