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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여친이 생겼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720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디베더
추천 : 0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29 16:46:42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다른 점으로 이동이 되었는데, 집에서 상당히 먼 거리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현재 있는 매장이 그렇게 잘되는 매장이 아니라, 본사쪽에서 잘되는 매장으로 넣어준다는 미명하에 이동이 된 거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기분은 좋지 않았어요. 집에서 굉장히 멀 뿐만 아니라, 매장이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동하라니… 매장 홍보하고, 이것저것 시키고, 차츰차츰 자리 잡아가던 중이었거든요.


어쨌든 이동하는 곳이 상권이 굉장히 좋았던 터라 내심 기대는 컸습니다. 아무래도 판매사원의 평가는 매출이잖아요 ㅎㅎ

백화점은 다들 아시겠지만 백화점측에서 안전, 기본 서비스, 직원이 지켜야할 태도 등등과 관련된 교육을 듣잖아요? 그리고 팀별로 면접도 보고요.

그래서 휴무 때, 날 잡아서 교육도 듣고 면접도 미리 볼 겸 이동하는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거기서 같이 일하게 될 직원하고도 인사를 했죠. 어차피 매니저는 이전에도 같이 일하던 사이었으니 그닥 부담은 없었습니다.

백화점 직원한테 인사라도 드리는게 예의잖아요 ㅎㅎ  사무실 방문해서 파트리더를 찾았는데, 오늘 휴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해당 파트 서포터를 만나 인사를 하려고 찾아갔는데, 굉장히 예쁘신 분이라 설레였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나누면서 잘 부탁드린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막 이야기 했죠. 웃을 때 굉장히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도 더 설레게 했습니다.

나이는 잘 몰랐지만, 이름은 사무실에서 나갈 때 슬쩍 보았죠. 


일하면서 백화점 행사 전단 신청이라던가, 요청사항이라던가, 애로사항, 매출 등등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생각보단 동안이었어요. 저보다 동생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동갑이었습니다. 그래도 협력업체랑 백화점 직원 관계다 보니 존대말을 했죠.


아무래도 신경이 안쓰일 수 없다보니,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되더군요. 고객한테 칭찬글 받으면 서포터나 파트리더가 매장 찾아오니깐, 말이라도 더 붙여보고 싶어서 칭찬글 남겨달라고 유도도 많이해서 자주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더욱 친해질 기회가 생겼는데, 하루는 서포터가 가만히 멈춰서서 발목을 어루만지고 있더군요. 주변에 있던 직원들은 판매 중이거나 그냥 가만히 서있어서 제가 가서 어디 다쳤냐고 물어봤어요. 알고보니 구두를 오래 신다보니 굽이 닳아있었는데, 걷다보니 삐끗해서 발목에 통증이 왔던 거였어요.


너무 아파해 하길래,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근처에 계신 다른 브랜드 누님한테 잠깐 샌들 좀 빌려달라고 한 뒤에, 구두 수선맡기는 게 좋다고 얘길 하구,일단 샌들 신게 한뒤 부축하면서 구두방에 같이 데려다줬죠.

급하게 나와서 일단 제 돈으로 구두 굽 갈아주고, 아저씨가 갈아주는 동안 아프냐고 다시 물어봤어요. 네 라고 해서 가만 있어보라고 하구 제가 발목 꾹꾹 눌러줬어요. 먼거리 출근하면서 걷다보니깐 어딜 만져줘야 쉽게 풀리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움찔했는데, 제가 아픈 부위 풀어주니깐 가만히 있더군요. 나중에 끝나고 고맙다고 얘기하길래, 계속 통증있으면 얘기하고 의무실 가고, 아님 파스라도 붙이시라고 한 뒤 샌들 다시 갔다주러 갔죠.

발목 만지기 전엔 잠깐 떨렸는데, 만질 땐 별 느낌 없었어요 ㅎㅎ. 그 후로는 뭐 그냥저냥 지냈습니다. 무슨 일 있음 찾아와서 얘기하고, 일하고.. 그냥 평상시랑 같았어요.


그런데 휴가철 즈음에 서포터랑 잠깐 매장에서 휴가 언제가냐, 휴가 몇 일이다 얘기를 나누다가  “그럼 남자친구랑 같이 가시겠네요?”라고 했는데, 웃으면서 “저 남친 없어요 ㅎㅎ”라고 얘길 하는거에요. 

그래서 왜 이쁘신 분이 남친 없냐구 물으니깐, 저한테 놀리지 말라고 하면서 “그럼 매니저님은 여친 있어요?” 하길래 안생긴다고 얘길 했죠.


그러다 인터넷에 떠도는 드립이 갑자기 생각난 거에요. 막 여자랑 남자랑 얘기하면서 여자가 “오빠는 왜 여친없어요?” 하니깐 남자가 “그럼 나랑 사귈래?” 해서 여자가 싫다고 하니깐 그게 이유라고 했던 글……

저도 서포터가 사귀는 건 싫다고 하면 그게 이유라고 할려고 드립을 장전하고 있었습니다. 순조롭게 안생겨요, 왜없어요 하길래  자연스럽게 그럼 나랑 사귀겠냐고 했죠.


근데 자연스럽게 “네.” 이러는 거에요. 당황해서 속으로 드립 실패했다고 생각했어요. 얘도 이 드립 알고 있구나 생각했었죠. 그래도 서포터한테 진짜냐고 말했어요. 

그리곤 웃으면서 “잠깐만요. 이게 아닌데? 내가 예상한 대답은 이게 아닌데?”막 이랬어요. 그러니깐 서포터가 웃으면서 그럼 뭘로 예상하셨냐고. 싫어요 했으면 했냐고 하길래 “그건 아니죠” 라고 말했죠.

서포터도 약간 장난식으로 질문한걸 알았던지 그럼 수고하라고 하면서 자리를 뜨더군요. 


그리곤 휴가 끝나고 파트 별로 회식이 있었어요. 파트리더랑 서포터, 그리고 해당 파트에 속하는 매장 직원 전부 다 모였는데, 같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인터넷 유머 사이트 찾아다니는 사람이다 보니, 제 연애에 관련된 드립을 치기 시작했어요. 뭐 저 솔로인거 다른 매장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고, 저도 그걸로 개그 몇 번 친 적 있어서 다들 재미있어했죠.


그러다 서포터도 남친 없다는 게 얘기 나오고, 같이 다니는 직원이 그럼 이 친구 연애 경험 좀 만들어달라고, 얘 모솔로 늙어죽겠다고 하면서 오늘 하루만 사귀라고 막 얘길 했고, 다른 사람들도 막 옆에서 오늘만 사귀고 서포터가 차버려!! 이러더군요. 

같은 매장 직원도 얘한테 여자한테 차여볼 기회라도 달라고 울면서 얘기해서, 서포터가 웃으면서 “알았어요. 매니저님 그럼 이제 저랑 사귀는거에요? 딴말 하면 안돼요?” 라고 하더군요.


주변에서 분위기 띄워주는 것도 있고, 다른 날에 사람들이랑 웃으면서 이야기거리도 만들 생각에 그럼 나중에 제대로 차야 한다고 얘길 했어요.


그러다 술 몇잔 더 마시고 회식이 끝났어요. 서포터는 다른 직원들이랑 같이 집에 가고, 저도 따로 집에 가고 끝났죠. 

이틀 뒤에 서포터가 다시 출근했길래 얘기 잠깐 나누다가 마음의 준비 다 되어있다고 말했는데, 서포터가 “벌써요?” 하는 겁니다. 

“그래도 여친 사귀면 밥도 먹구, 영화도 같이 보구 나서 차여야죠. 같이 영화나 봐요.”해서…같이 영화도 보고 하다가...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여친이랑은 아직도 존대말로 대화하고 있어요. 매장에서 같이 일하다보니 업무 전달하는 척하면서 와서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많이 이해해주고 있어요. 여친 집이랑 제 집이랑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주로 일하는 날에 끝나고 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나랑 사귀겠냐고 했을 때 인터넷에서 뜨는 글 보고 장난친거라고 얘기했는데, 그거 장난이었냐고, 자기는 진짜로 대답한거라고 얘기하더군요. 제가 발목 어루만져줄 때 부터 살짝살짝 관심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여자한테 친절하게 대한 게 보답으로 왔네요.  

































장르는 판타지입니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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