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색나오셨네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2월 초 대선 출마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과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치고 연합하되 이번엔 킹메이커가 아닌 직접 대권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16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가 책임총리로 만족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위에선 빨리 (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뭐가 그리 급하냐. 2월 첫째 주 정도 되면 정국이 정리될 것이고 그때 해도 늦지 않다’고 하더라”면서 “김 전 대표의 머릿속엔 이미 일정 계산이 다 짜여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헌법 개정 등 굵직한 공약도 이미 구상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줄여 2020년 대선·총선 시기를 맞추고, 임기 중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극복을 위한 개헌 및 선거제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로 하여금 국무총리를 추천하게 하는 등 국회와의 협치도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손 전 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과 함께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를 꾸린다는 복안이다. 이 측근은 “개헌보고서 파동에서도 보았듯이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대선후보 경선 룰도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결정될 수밖에 없어 박 시장과 김 의원이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연세가 많은 게 흠이지만, 3년 동안만 정국을 수습하고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 다음 정부에 넘기겠다고 하면 국민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 구상대로라면) 차기 대통령과 총리, 차차기 대통령과 총리 등 4명이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어 젊은 정치인들도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측근은 “김종인 전 대표가 깃발을 들면 민주당에서 20~30명, 국민의당에서도 20여 명의 의원이 함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두고는 “지난 총선 때처럼 문 전 대표가 집토끼를 잡고 김 전 대표의 확장력을 업는다면 이번 대선을 쉽게 이길 수 있겠지만 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가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쪽박을 차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40~50%는 나와야 하는데 최고치가 30%이니, 문 전 대표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세엔 김 전 대표와 같이 경륜과 통찰력 있고 기민한 대응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만 해도 발표 당일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고위관계자도 못하는 분석을 내놓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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