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에게 자격증은 모욕이다.
작년 이 무렵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뉴욕연수를 온 젊은 후배들을 만났을 때다. 강연이 끝나고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후배들은 나에게 미국 회사의 분위기나 진출 방법 등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내 개인적인 경험은 한계가 있고, 따로 정답이 있는 질문도 아니므로 우리의 대화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처럼 각자 자기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미묘한 엇박자가 존재했다. 나는 중요한 것이 프로그래밍 실력이라고 보고 실력을 어떻게 키울지 설명하는데 집중했는데, 후배들은 내 말을 자격증을 획득하는 행위로 치환했다. 예컨대 영어를 일정한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면 어떤 영어시험성적이 필요한지 물었고, 프로그래밍 실력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면 어떤 자격증을 따는 것이 좋은지 물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점수와 자격증이라니.
하략.
미리 콜로세움 방지 차원에서 말씀드립니다. 글에서 전공자와 학원출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개발자의 능력을 가늠할 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자격증 같은 수치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개발자는 오로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입니다.
출신 차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