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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 도깨비도로 -4-
게시물ID : panic_83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ks
추천 : 15
조회수 : 160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0/06 23: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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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의 의미를 눈치채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


내 입술도 어느새 이야기 속 꽃처럼 바짝 말라붙어 있었다.

나는 오는 길에 들렸던 주유소에서 받았던 얼음물을 떠올리고는
얼음물을 찾았다. 더운 내부 때문인지 생수표면엔 이슬이 몽글몽글
맺혀있었고 꽁꽁 얼어붙어있던 생수는 딱 먹기 좋을만큼 녹아있었다.

"나도 한 모금 마시자. 너무 열심히 애기했더니 목이 탄다 타."

나는 먼저 한모금 마신 후 무의식적으로 생수표면에 맺힌 이슬들을 한 쪽 팔의 소매를 이용해 닦아내곤
형에게 건냈다. 형은 살짝 웃더니 이내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한 모금이 아닌데..."

"......토달지마 임마"

난 이미 꽁꽁얼은 얼음뺴고는 텅 비어버린 생수통을 바라보며
살짝 빈정댔다. 아직 갈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였는지 이내 아쉬운 나는
얼음만이 남은 생수통을 다시받아들고는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텅빈 플라스틱속 얼음이 통 표면과 부딫히며 달그닥달그닥 하는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요란하게 차 안을 울리고 있었다.

"친구녀석은 천천히 책상으로 다가가 말라붙은 꽃송이를 손으로 들었어.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말라서 겨우 줄기에 붙어있던 이파리들이, 그리고 꽃잎들이
우수수 옷 위로 떨어졌어. 그 녀석의 속도 이러할까? 아름답게 피어있던 그 화려함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허무한 뼈대만 남은 이 꽃줄기처럼 녀석의 마음도 그러할까?
나는 감히 그 녀석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었어."

"드디어 녀석은 그 자리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어. 사람이 극한의 절망에 빠졌을때
울부짖는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어? 한이 맺힌 절규소리는 슬픔을 넘어 소름끼치게 무서웠어.
그래. 난 그떄 녀석의 그 비명같기도, 절규같기도 한 기괴한 울부짖음에 슬픔보단 공포감을 느꼈어

세상모르게 자고있던 아들은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짐승같은 울부짖음에 깜짝놀라 깨어났어.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의 아비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섬뜩한, 그러면서도 절망적인 모습으로
울부짖는걸 본거지. 10살도 채 안되보이는 그 어린녀석이 말이야."

어느새 내 손에 있던 생수통은 다시 컵 받침대에 끼워져 있었다. 
언제 이것을 여기다 다시 끼워놨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였다.

"결국 그 녀석은 옆에서 같이 우는 아들을 꼭 껴안으며 울부짖고는 곧 탈진해버렸어.
그렇게 의지력이 강하던 녀석이, 노역장에서도 그 누구보다도 악바리같았던 그 녀석이
탈진해버릴지 내가 상상이나 했겠어? 

그 후엔 한참을 나도 경황이 없어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이 잘 안나. 대략적인건
우는 녀석의 아들을 잘 구슬려 다시 재우고 그 옆에 그녀석을 눕힌 후 간호했던것.

녀석은 그렇게 해가질때까지 내리 깨어나질 못했어."

"딸은...죽었군요.."

"맞아. 그럼 계속 이어나가지.

중훈이란 이름을 가진 녀석의 아들은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일어 났어. 
녀석은 아빠가 돌아온게 마냥 신기하고 또 기뻤는지 신이나서는 나와 이야기 꽃을 피웠어.
'아저씨는 누구에요? 아빠 친구에요?' '아빠 많이 아파요?'이런 이야기들을 말이야.

난 사실 녀석의 아내와 딸이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제 막 열살이 다 되어가는 꼬맹이에게
그런 질문을 지금 시점에 던진다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처사라 생각을 했기 때문에 물어볼 엄두가 나질 않았지.

녀석은 나에게 한 시간 정도를 붙어 그렇게 이런저런 질문과 이야기를 하더니 이내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 꺾은 것을 들고는 마당에서 혼자 장난을 치고 놀았어."


"땅거미가 지고 밤이 찾아올 무렵, 녀석은 겨우 몸을 추스리며 일어났어.
사실 녀석은 완전히 기절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아.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녀석은 해가 지기 전에
이미 정신을 차렸지만 깨어난 후에도 믿을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 자신을 이해시키고 타이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녀석이 깨어났을 때 녀석은 놀랍도록 냉정을 되찾아 있었거든.

녀석은 나의 걱정어린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서는
마루를 향해 걸어갔어. 그 곳엔 내가봐도 신기하리만치 변화가 없는 아내가 여전히 허공을 응시하며
멍하니 앉아 있었어."

"마침내 하늘은 완전히 어둠으로 뒤덮히고 하늘엔 동그랗고 밝은 보름달이 떴어.
달이 밝은 마을이란 이름처럼, 그 녀석의 집 마루에서 바라보는 달은 정말이지 크고 밝았어.
근데 그 달이...그렇게 소름끼치더라고..보름달을 보면 사람이 미친다고들 하잖아.

난 그 말이 이해가 안됐는데, 그녀석 집 마룻바닥에서 달을 보고 있자니 이해가 될 것 같더라고"

나는 벌건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창문밖으로 하늘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곳엔 달 대신 눈부신 햇빛만이 준혁의 두 눈을 태워버릴 듯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녀석은 마당에서 나뭇가지를 들고 모래를파며 놀고있는 아들을 슬쩍 바라봤다가 이내 아내의
등 뒤로 가서 그대로 아내를 꼭 껴안았어. 녀석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아내를 뒤에서 꼭
움켜안은뒤 미세하게 몸을 떨었어. 그리고 그 때였어."

형은 말을 하고있는 본인도 스스로 소름이 돋는지 살짝 어깨를 움찔움찔 거렸다.
마치 순간적으로 오한이 들었을때 움츠러드는 그런 자세 말이다.

"마치 인형처럼 미동도, 반응도 없던 그 여자가 한참을 달이 떠 있는 허공을 응시하더니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어. 목소리는 약간 쇠를 가는듯한 탁한 쇳소리가 났지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 녀석은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을, 나는 알 수 없는 공포감에 휩싸였어." 

나는 형과 마찬가지로 등뒤로 털들이 쭈뼛 서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무슨말을 한거죠?"


형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낮게 목소리를 깔고는 조용히 읊조렸다.


"도깨비도로로 가야해. 남편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도깨비 도로로 가야해... 도깨비도로로 가야해.."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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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 이야기는 과거가 무대가 아니라 현재가 무대인데 과거가 너무 길어지네요.

첫글이니만큼 미숙하고 헛점이 많은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잘하면 새벽에 이어서 글을 하나 더 쓸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첨으로쓰는 글이라그런가 이상하게 갈수록 노잼인느낌이 드네요.

안그러셨으면 다행이지만 ㅠㅠ

그럼 이만..


출처 BGM출처

http://bgmstore.net/view/0jt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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