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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폴아웃 세계관 부정기 내맘대로 개판 연재 -14- 황무지인[브금]
게시물ID : gametalk_192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구한접시
추천 : 26
조회수 : 406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7/02 22:23:33
11지난번의  I Don't Want to Set the World On Fire에 이어 이번에는May be. 다음 브금은 뭘 해야 될지 벌써 고민 중

안녕하세요. 백구한접시입니다. 오늘 다뤄볼 주제는 지난번의 약탈자들에 이어 황무지의 진짜 주인,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인류의 명맥을 새로운
기원으로 이어가는 황무지인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인류라는 종의 정통성이라고한다면 엔클레이브의 청정지대에서 살아온 시민들이나
볼트에서 꼭 박혀 살았던 볼트 주민들이 더 진짜 인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들은 황무지에 뿌리내리지는 않았지요. 말하자면 황무지에서 받아오는 것도, 황무지를 위해 무언가 하는 것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에 반해,
정작 거친 황무지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이들은 약간의 방사능 오염이나 FEV 돌연변이에 영향을 받았을 지언정 그들이야말로 정말 황무지에 
새롭게 뿌리내린 신 인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록 주인공들처럼 엄청난 능력을 바탕으로 황무지 세계의 역사를 좌지우지하지는 못 합니다만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며 그 척박
하기 이를데 없는 황무지에서 나름의 삶을 이어가며 후손들을 통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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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 사람들 없었으면 황무지는 그냥 텅 빈 공터에 몹들만 돌아다니는 장소일 뿐. 

이 황무지인이라는 것을 간단하게 뭉뚱그려 표현하고는 있습니다만 당연히 모두 다른 지역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대충 넘기기는
조금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크게 나눠보면 일단 서부의 황무지인들과 동부의 황무지인들로 나뉘겠군요. 일단 서부의 황무지인들부터 살펴보자면
핵전쟁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앞서 약탈자 편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볼트로 피난한 운 좋은 사람들이거나-물론 볼트에 따라서는 운이 좋다고
표현하기 애매했습니다. 자세한 점은 '볼트편' 참조- 혹은 엔클레이브처럼 아예 미리 토꼈거나, 마침 미스터 하우스같이 초인적 존재가 보호하려고
마음 먹은 장소에서 거주 중 이었거나. 아니면 어설프게나마 나름의 방공호 정도는 가지고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존자 중 대부분은 방사능이 몰려오는 핵폭발 이후의 후유증을 견디지 못하고 스러져갔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인간이 가진 생존의지는 튼튼했고, 적응력은 놀라웟습니다. 

초기 황무지인들의 삶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비참했을 것입니다. 혹시 코맥 멕카시의 [더 로드] 보신 분 있으신가요? 영화화도 됬던데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흥미 있으시다면 꼭 한 번은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 중에서도 담백하면서도 진하게 우려낸 커피같은 강한 
향이 느껴지는 듯한 보기 드물게 포스트 아포칼립스 다운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입니다. 다만 소설본은 ""따옴표가 없는데 이건 코맥 옹의 버릇
같은 것이니 파본이라고 생각해서 교환 요청하는 일 없으시길 ㅎㅎ
아무튼, 더 로드에서 [어떤 비극 이후의 세상-소설에서 어째서 세상이 이 꼴인지는 안 나옵니다, 다만 나무들 상태로 보면 핵전쟁인 듯]은 
그야말로 먹을 것이 없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이나 묘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먹을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폴아웃 세계의 전쟁 직후는 이보다는 상황이 나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당시 미국이 보존 식품의 의존도가 엄청나게 올라간 상태여서
-석유 부족으로 물류 이동이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당연히 신선 식품보다는 저장 식품의 상대 우위가 돋보였죠- 보존 식품이 많이 남은 상태
였으며, 핵전쟁이 워낙 급작스럽게 터졌기에 누군가가 식료품을 매점매석하거나 비축해둘 것도 없이 판매 장소나 창고에 놓인 채로 세상이 끝장이 
나서 식품들은 그대로 굴러다니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핵을 맞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서요.

게다가 인류의 수 자체가 극감하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개개인에게 돌아갈 식품의 양도 늘었습니다. 다만 식수의 문제는 정말로 심각했지요.
핵폭발이 지나가고 쏟아진 방사능 덩어리의 검은 빗줄기는 곳곳에 스며들어 지하수부터 호수까지 미국의 수원지 대부분을 오염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자들은 조잡한 간이 정수기를 통해 나오는 정수된 물로 하루하루 몸이 바라는 필요양만을 간신히 충족시키며 살 수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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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간단한 정수기 만들기. 이런거 알아두시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름 도움이 됩니다. 뭐, 이 정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면 극한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려나요? 

이미 방사능에 오염된 토지는 도저히 뭘 키워볼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그런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생존자들의 상황이 안정을 찾은 것은 지난
약탈자 편에서도 말씀 드렸던 볼트들의 문이 개봉된 이후였습니다. 물론 볼트의 도움 없이도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생존해낸 곳도 있습니다만
(예로 메가톤같이)일단 좀 규모가 있다 싶은 곳은 대부분 볼트를 그 기원으로 삼게 됩니다.
아무튼, 볼트의 문들이 하나 둘 열리고 거기서 나온 사람들이 가져온 구 미국의 기술들은 대지를 정화하고 방사능에 절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수하였습니다. 다시 농경이 가능해진 토지에 사람들은 극한의 굶주림에서도 지켜온 종자들을 뿌렸고(혹은 GECK에 포함된 씨를 뿌렸고)
대지는 슬슬 핵겨울의 여파가 물러나고 있던 미국의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볕에 힘입어 다시 인류에게 식량을 주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볼트의 기술들이 풀리고 시간이 지나 방사능의 여파가 좀 지나갔다고 해서 이들의 삶이 갑자기 확 나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볼트에서 나온 사람들은 나름의 선민의식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그나마 일찍 나온 볼트 주민들은 전쟁 전의 기억이 있어 괜찮은 편이었으나
1세대 이상을 볼트에서 보낸 볼트 주민들은 선택받은 자신들과 바깥에서 간신히 생명만을 부지한 황무지인들을 구분했습니다.)그것이 잘 나타난
장소가 바로 볼트 8을 전신으로 하는 볼트 시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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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당시 서부 황무지에서 가장 쩔어주는 도시였던 볼트 시티.

한 예로 방사능에 오염된 주인공이 발가락이나 손가락이 하나 더 돋아나있다면 볼트 시티에서는 '너 꺼져'를 시전합니다. 출입은 쯩으로 어찌
되어도 시민이 될 수는 없는 거지요. 만약주인공의 동료로 슈퍼 뮤턴트인 마커스가 있다면 입장도 거부 당합니다. 내부에서는 아예 원조 볼트
주민 출신들과 그 외에 바깥에서 온 사람들을 구획으로 나눠 놓고 하인이라는 칭호로 불리는 노예들까지 부려먹는 끝장나는 차별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지요. 정식 역사에서는 주인공의 액션으로 인해 NCR의 상원의원과 볼트 시티 지도자인 제1시민의 썸씽으로 어찌저찌 NCR에 통합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런 차별의 역사는 어떻게 해소되었을지....지금의 남아공 돌아가는 꼴 보면 그다지 순조로왔을 것 같지는 않네요.

이래저래 볼트 출신 주민들에게 차별을 받으면서도 볼트 시티같은 철저한 통제 사회가 아닌 이상 그들과 일반 황무지인들은 점점 섞여들어
갔습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볼트 출신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지요. 황무지인들은 2277년까지 황무지 전역에서 나름의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가끔 주인공의 깽판에 따라 운명이 갈리기도 하지만요. 전의 글에서 허브라는 도시에 대해서 잠깐 말씀드렸지요?
허브는 황무지인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고 상징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업의 부활이 그곳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과거, 18세기의 영국, 프랑스 등의 경제는 금,은을 본위로 삼는 경화체제였습니다. 그리고 
금본위제가 꽤 오랜 세월 유지되다가 브레튼우즈 체제의 고정환율제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그게 폐지되고서는 변동환율제로 변화했죠.
그리고 현재(우리가 살고 있는 2014년)은 달러가 기축통화이며 이 달러는 신용본위의 법정화폐입니다만 실제로 이 달러를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힘에 부가적으로 달려오는 석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폴아웃 세계에서는? 병뚜껑이 화폐입니다만 이게 본위는 아니지요. 바로 물입니다! 깨끗하고 마실 수 있는 물. 허브가 자리잡은
곳은 오아시스 지대였는데 이곳은 핵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 잔뜩 있었고 그곳을 기반으로 해서 물을 판매할 때 대금으로 병뚜껑을
받은 것이 병뚜껑 화폐의 시작입니다. 현재의 병뚜껑은 이제 그냥 사람들이 화폐라고 믿고 사용하며 희소성이 보장되어 화폐인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그 근본은 물본위의 허브로 거슬러 올라가지요.

그 물을 독점한 허브의 상인들은 물을 파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 각종 물건을 사고 팔며 행상들의 보급기지가 되어 줍니다. 상업 중심 도시의
탄생이지요. 그리고 허브에서 출발한 캐러밴들은 이제 막 생성되기 시작한 마을과 마을 사이를 떠돌아 다니며 소식과 물건을 전달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황무지인들의 주된 사업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탐광업입니다. 물론 금광 은광 구리광 찾아다니는 그건 아니구요(그런 광산층은 이미 전쟁 전 다 파먹어버렸습니다. 시저의 군단 주화도
아마 새로운 광산을 개발했다기보다 다른 루트로 구한 금속들을 활용하는 듯(포트 낙스라도 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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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뭐여? 내 이야기가 아니었어?

전쟁 전의 폐허들, 이제 잿더미가 되어버린 과거의 잔해들을 뒤지면 그 당시의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물품이거나 혹은 좀 녹슬기는 했어도
쓸만한 고철들. 혹은 약품이나, 식품, 귀한 깨끗한 물, 혹은 아주 가끔 무기도 구할 수 있었지요. 저 탐광자들은 그런 곳을 찾아다니며 전쟁
전의 고물들을 모아서 쓸만한 것을 건져내는 한 마디로 넝마주이들이었습니다. 해서 동부 수도 황무지에서는 이들을 폐품업자라고 부릅니다만
서부에서는 황무지 경제의 큰 주축이자 생산자들인 이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탐광자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게다가 NCR 등의 거대 세력은 자기
소속의 탐광자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NCR 소속 폐품업자 보다는 NCR 소속 탐광자가 좀 더 그럴싸해보이겠지요?

또 하나 황무지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농업입니다. 방사능으로 완전히 망가진 대지에 GECK이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고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 곳에 씨를 뿌리고 밭을 일궜습니다. 돌연변이를 일으켰지만 여전히 유순하고 인간에게 순종적이던 브라민을
가축으로 삼아 목축을 시작하고 대지는 활기를 찾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토지에서 부족한 물과 고르지 못한 일기 탓에
수확은 영 좋지 못 했던 모양입니다. 이런 삶에 더 견디지 못한 사람들 일부가 약탈자가 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혼돈 속에서 어찌
됬건 다시 가을에 인류는 1만1천년 전처럼 최초의 수확을 거둘 수 있었지요.

그리고 NCR이라는 거대 세력이 확장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 쓴 것 역시 이 농경과 목축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백만이 넘어가는 인구를
자랑하는 NCR로서는 식량의 확보야말로 국가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니까요. 대신 그 부작용으로 거대 부농들과 목축 기업들이 NCR 정계를
쥐고 흔드는 바람에 국가적으로 볼 때 손해만 남는 무한 확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지요.
아무튼 NCR은 농업과 목축의 발달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묵시록의 추종자 출신의 일부 과학자들도 NCR에서 이에 협조 중입니다.

크게 서부와 동부로 나뉘는 폴아웃 세계를 볼 때, 서부는 그래도 이제 슬슬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일단 가장 큰 세력인
NCR이 진출하는 곳 마다 어떻게든 농업과 목축을 정착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핵의 폐해도 적은 편이라 어찌어찌 정화가 되면 
그 땅은 살아있는 곳이 됩니다. 게다가 수많은 볼트에서 세어나온 기술들이 황무지인들의 삶을 풍요하게 하지요. 그래서 뉴 레노나 뉴 베가스
같은 유흥의 도시도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농업과 탐광업을 이야기하면서 한가지 빼놓은 황무지의 큰 사업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인신매매지요. 질서가 무너져버린 황무지
세계에서 노예라는 것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거대 세력 중 하나인 시저의 군단도 노예제를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하고
있거든요.(공증서류까지 만들 정도죠) 아무튼 이 아무 것도 없는 세계 에서도 인간은 가치있는 상품이었기에 핵전쟁 이후 사람들이 어느 정도
다시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자 노예제도도 그 고개를 들었습니다.

약간의 무력을 가진 약탈자 중 일부는 물건을 빼앗고나서 사람까지 팔아치우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이들이 아마 최초의 노예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피폐해진 세계라도 사람의 노동력은 필요한 곳이 많았으며 심지어 사람은 식료로도 인기가 있는 편이었지요.(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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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람이 사람고기를 어찌 먹겠냐고 하시겠지만 1944년 다른 식료품이 충분한 장교들이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술안주로 미군 포로를 먹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어디서요? 어디긴요. 잘난 대일본제국 황군이지.

이 노예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목에 차는 폭탄 목걸이가 또 골때리는 물건인데 이거 원래 전쟁 전 미국이 쓰던 겁니다. 제가 대전쟁 편에서 
서술했던 중국계 미국인들 수용할 때 통제하겠다는 목적으로요.(...)아무튼 이 세계에서 전쟁 전 미국은 그야말로 악의 현신이네요.
그러나 NCR 령 내부에서 노예 제도가 불법으로 지정되면서 이 또한 빠르게 사그라듭니다. 일단 서부 대부분은 NCR이 장악한 상태이다보니
NCR에서 하지 말라는걸 함부로 하기에는 좀 눈치가 보이는 면이 있지요. 물론 시저의 군단은 그런 거 신경도 안 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부 황무지는 NCR 등의 거대세력이 출몰하면서 빠르게 안정화가 되었고 그에 따라 노예제도의 효율이 그다지 높지가 않습니다. 미국에서
노예제를 몰아낸건 링컨이 아니라 노예보다 효율적인 기계공업이었다고 하지요. 남부는 노예가 필요했지만 이미 경제력 면에서 북부의 상대가
아니었기에 너무 허망하게 무너졌구요. 하여 서부 황무지에서 노예는 NCR 령 바깥에서 소수가 부리거나 시저의 군단 정도만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노예제도보다 더 무서운 월급님들 군주로 섬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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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NCR의 수도인 셰이디 샌즈, 이게 핵전쟁 이후의 마을이라니 믿어지십니까?

이제 시야를 돌려 동부 황무지를 보시면....이곳은 그야말로 비참합니다. 일단 서부와 동부의 격차가 극심한 이유부터 좀 알고 넘어가도록 할까요.
서부 황무지는 먼저 핵 맞은 수 자체가 동부에 비해 적습니다. 군사, 정치적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밀렸거든요. 게다가 모하비 황무지는 미스터
하우스라는 걸물이 준비해둔 방어 대책으로 최소의 피해만을 입을 수 있기도 했구요. 그에 비해 각종 군사기지, 정치, 행정 수도 역할을 하던
동부 황무지 지대는 그야말로 핵으로 도배질을 당했으며 그 상처에서 2250년대까지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볼트의 부재 입니다. 서부나 동부나 볼트가 있기는 했습니다만 서부 볼트는 기묘한 실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생존과 인류 보존이 목적인 곳들이 많은 편이었으며 볼트 거주민들이 바깥으로 나올 때 각종 첨단 기술을 뿌리며 나올 수 있었지요. 그러나 동부
황무지는 핵을 직격당하질 않나 전투 병기 만드는 것이 목적이질 않나 사이코패스 과학자가 지배하질 않나. 영원한 폐쇄가 목적이지 않나.....
아무튼 황무지의 복원에 도움될만한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폴아웃2 시점에서 최대의 도시가 볼트 8을 기원으로 하는 볼트 시티인 것에
반하여 폴아웃3에는 고작 항공모함으로 피신해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주축인 리벳 시티가 최고의 도시인(게다가 커먼 웰스 출신 과학자에게
대차게 까일 정도로 상태가 평균 이하인 듯)것 만 보아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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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이런게 동부 황무지 최고의 도시....리벳 시티.

거기에 서부 황무지는 그나마 허브라던가 모하비 황무지 등의 거대 수원지들이 오염되지 않고 살아남은 것에 비해 동부는 모조리 핵에 절여져
도저히 사람 먹을 물이 안 남았습니다. 그러니 발전이 더딜 밖에요. 여하튼 동부는 현재 어떤 통일된 거대 세력이 출몰하지도 않았고(외로운 
방랑자와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그 역할을 해줄 것 같기는 하지만)온통 약탈자나 슈퍼 뮤턴트와 그들에게서 목숨을 지키려는 자경대들이
전투를 벌이는 혼돈의 시대입니다. 그렇다보니 전체적인 치안이나 위생 상태가 서부에 비해서 극히 열악하지요.
유흥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정도고(뉴 레노라던가, 뉴 베가스라던가.....폴아웃2에서 뉴 레노에서 '그걸'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모두가 살아가는 것도 버겁습니다. 탐광자라는 호칭으로 적어도 대접은 받는 서부에 비해서 이곳에서는 얄짤없이 폐품업자 취급이며 그나마
돌아다니는 행상인들도 그 수가 적은 편입니다. 노예 사냥꾼들은 호시탐탐 사람들을 노리고 식인 정도는 뭐...꼭 상대가 슈퍼 뮤턴트여야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도 그 나름의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으며 바른 길을 걷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존재
합니다. 희망은 없어지는게 아니라 좀 희미해지는 거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황무지의 생활입니다만 황무지인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여가 생활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황무지인들의 문화에 대해서 조금 보도록
하지요. 
일단은 라디오. TV는 아마 핵전쟁의 여파와 기계부품의 노후화로 모두 맛이 간 모양입니다만 라디오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덕분인지 작동하는
물건이 꽤 됩니다. 그리고 방송국 역시도요. 생각해보니 일단 TV방송국이 있어야 작동하는 TV도 의미가 있겠군요.
아무튼, 이 라디오는 황무지 어디서나 황무지인들의 삶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방송이 흘러나오는 곳 가까이에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죠. 서부에서는 라디오 뉴 베가스부터 NCR의 공용 방송 등의 방송들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다른 놀거리가 많은 그곳에서는 그렇게까지
큰 인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동부 황무지에서는 쓰리독이라는 의문의 남자가 방송하는 갤럭시 뉴스 라디오가 선을 위한 전쟁을 외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으며
그 대척점에서 엔클레이브 방송이라는 것이 엔클레이브라는 집단의 정통성과 향후 계획을 선전하고 있지요. 자세한 것은 게임 속에서 즐겨보세요.
라디오 다음으로 황무지인들에게 즐길 거리라는 것이 있다면 역시 책이겠지요. 과거의 유물인 만화책이나 잡지 등은 황무지인들에게도 꽤나
즐거운 읽을거리인 모양입니다. 동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하구요. 특히 동부 황무지의 모이라 브라운이라는 여자가 외로운 방랑자의
도움으로 찍어낸 황무지 생존 가이드북은 서부에서도 대인기라고 합니다. 23세기 베스트셀러네요.
동부 황무지에서는 이 외에 즐길만한 것은 동네 술집에서 한잔하고 그곳의 아가씨와 침대로 들어가는 정도이겠습니다만 서부 황무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서 NCR령 바깥의 뉴 베가스(2277)나 뉴 레노(2240) 등에서 응응한 것을 보거나 평범한 공연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구요. 좀 전에 본 것을
실천으로 옮길 수도, 혹은 타짜 실사판을 찍어볼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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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뉴 레노의 대표적인 즐길거리들...무려 업적같은 개념으로 존재합니다. 폴아웃2, 무서운 아이.

그러나 이런 즐거운 생활들도 안정이 보장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서부 황무지야 NCR이며 볼트 시티 경비대며 하다 못해 마피아들
에게라도 적절한 세금과 이익을 보장해준다면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살벌한 시저의 군단도 자신들 세력권의 캐러밴들은 철저하게 보호
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안전 보장이 전혀 없는 동부 황무지나 거대 세력의 바깥에서는 악당들의 손가락을 모으는 감시자들이 운좋게도 
우리 마을을 노리는 약탈자들을 공격하기를 바라거나 얼마 안 되는 돈을 모아 허접한 용병을 구해보거나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마침 우리를
지켜주기를 기도하거나 바깥에서 힘 좀 썼다는 사람들을 마을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바리게이트 아래에서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만이 살 길 입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동부 황무지는 서부에 비해서 무기 구하기가 쉽다는 것이고(군사기지가 몇블럭에 하나씩 있을 정도이니) 위안이 안 되는 것은
약탈자들과 슈퍼 뮤턴트들도 무기 구하기가 쉽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동부 황무지에서는 자생적인 무력집단이 굉장히 성행하고 있는데 서부
같으면 거대 세력에 흡수되거나 파괴됬을 세력들이 마땅히 큰 세력이 없으니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살아갑니다. 이들은 황무지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위협이 되기도 하지요.

이런 수많은 위협과 악플레이 하기로 작정한 주인공들을 포함해서 험난한 삶의 사이에서도 황무지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내가고
있습니다. 물부터 의복 음식 뭐하나 만족스럽게 얻을 수 없고 어디에 있건 생명의 위협은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오며 세상은 약자에게 너무나
잔혹하지만 말이죠. 죽음의 순간이 다가와도 그들은 항상 최선을 다해서 발버둥을 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참 한심한 수준의 발악이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처절한 일이겠지요.
우리도 지금 힘들어도 조금 더 힘을 내보죠. 힘 낼 수도 없이 힘들어도 그래도 좀 버티다보면 한번 역전의 기회 정도는 안 오겠습니까?
하다못해 버티고만 있어도 말이죠. 

추신. 요즘 언론이 조금씩 변한 것이 느껴집니다. 역시 기자들도, 언론사의 모든 사람들도 정부의 개가 되고 싶지는 않았구나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다만 그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고 자신에게 기대를 건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기에 양심이
내지르는 비명을 힘겹게 무시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정직하기를 요구하려면 적어도 정직해진 사람이 거짓을 말하는 사람에게
밟히고 고통받으며 정직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뭔가를 잃게 하는 시스템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먼저 바꾸고 사람이 변화
하기를 기다려야 하겠지요.
 
마무리로 갤럭시 뉴스 라디오의 마무리 맨트 올리고 가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여러분 모두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예를 들어 치느님을 공짜로 먹게 될 일이 생긴다거나)

"Bringing you the truth. No matter how bad it hurts." ("오로지 참된 진실만을 전달해드립니다. 그것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도움받은 글
리그베다 위키
폴아웃 위키
폴아웃 메가톤 카페 얼음술님 폴아웃 세계관

기존 글 링크
9편 뉴 캘리포니아 공화국 http://todayhumor.com/?gametalk_180741
10편 볼트(Vault) http://todayhumor.com/?gametalk_181109
11편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 http://todayhumor.com/?gametalk_183940
12편 묵시록의 추종자와 시저의 군단 http://todayhumor.com/?gametalk_188522
13편 황무지의 약탈자들 http://todayhumor.com/?gametalk_19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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