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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기억
게시물ID : panic_83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슐아
추천 : 11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0/07 22: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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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시작을 어떻게 지어야 하나요.
일단 이야기는 시작해 볼게요. 아아, 실화에요.


-


그 날은 친구들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만화에서 보던 것처럼 거창하게 정문 닫힌 학교 안 불꺼진 교실에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저희 집에서, 평범하게, 촛불하나만 키고 불은 전부 끄고 말이죠.

인원도 적어서 무서운 이야기의 개수도 많진 않았어요.
A,B,C와 저 이렇게 4명이서 했는데, 굳이 네 명이서 한 이유는 우리가 흔히 아는 
'죽을 사(死)' 때문이었어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분위기를 내기 위해?

그렇게 해서 먼저 A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전 평소 기억력이 쓰레기지만 왜인지 이 이야기들은 기억에 확실히 남았어요.
뭐, 이유는 끝까지 보시면 아시려나요?ㅋㅋ

*

(A의 이야기)
"어느날에 그냥 평소같이 화장실로 들어가서 이를 닦으려고 했어.
칫솔을 들고 치약을 묻히려는 순간-
난 거울을 보았는데 거울 속 나는 칫솔을 안 들고 있었어.
너무 놀라서 칫솔을 털어뜨렸는데 거울 속 나는 더 놀라더라.
그래서 그날 정말 많이 생각해봤는데, 우리..똑같은 내가 하나 더 있는 거 아닐까?"

그리고 그 때 질문도 똑똑히 기억이 납니다.

"그럼 도플갱어라는 소리야?"

"아니. 그들(거울 속 나)은 자신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우리가 진짜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들에겐 우리가 거울 속 자신일 테니까."

*

그 말 듣는 순간 소름이 쫘악 돋았습니다.
내가 거울 속, 나랑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될 수 있다니 말이죠.

*

(B의 이야기)
"내가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마구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나가봤는데 낡은 못 때문에 액자가 하나 떨어진거야.
그래서 드라이버를 꺼내서 액자를 다시 걸기 위해 못을 박았어.
그런데 못이 안 박히는 거야. 왜 안 박히지? 이러면서 다시 박았는데-

"하지 마!!!!!!!!!!!!!!!!!!"

자세히 보니까 못 박는 구멍 사이로 손가락이 하나 있더라.
놀라서..그 손가락을 탁 쳤더니 움찔, 하더니 사라지더라....
끝이야."

"..그러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아, 그거. 벽 막혀있던데."

*

그러면 그 사람은 뭐죠??
개인적으로..실제로 일어나면 제일 무서운 톱3에 들 거 같네요.

*

(C의 이야기)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 엄마 가게하시잖아. 어느 날에 우리 엄마 도와드리려고
가게에서 여느 때처럼 손님 맞고 계셨는데..
가게에 뭔가 이상한 사람이 오더라.

막..어딘가에서 방금 전통축제를 마친 듯한 한복차림이지만..훨씬 머리도 부스스하고 더러운..
게다가 거지 역이었는지 봇짐까지 지고 있었어.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손님이라 그냥 놔두었어.

그런데 그 손님이 물건들을 보고 호들갑을 떠는 거야.
그 후에 돈을 놓고 나갔는데..준 게 동전이 아닌 옛날 우리 동전..그래, 엽전이라서
어이가 없어서 당장 문을 열었지.
그런데..아무도 없더라. 분명 문 열고 나간지 몇 초밖에 안되었는지 말이지.."

"그럼, 돈 안 주고 튄 거야?"

"야! 그걸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그 사람..
진짜 옛날 사람이 아닐까?"

"말도 안돼. 어떻게 그렇게 돼? 옛날 사람이 타임머신이라도 있었냐?"

"우리집에.
정말 쓸 곳을 모르겠는 거울이 하나 있어.
너무 낡아서 모습이 비치지도 않는 뿐더러, 버려도 누군가 금방 주웠다며 가져오더라.

그런데 그게 보일 때가 있어.
문제는..비치는 것이 내 모습이 아니라는 거지."

*

C는 그 후 말을 끊었습니다.
뭐..읽는 분들이 알아서 상상하시려나요?ㅋ

그렇게 C의 이야기까지 끝나고, 저도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희한하게 제 이야기는 생각이 안 나더라구요..?
그냥 했다고 칩시다.

그 후에 밤이 깊어 친구들은 다 자고, 저 혼자만 깨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침대에서, 저는 소파에서 누워서 자고 있었죠.
정말 아~무 일도 없이 편히 잤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니 저는 침대더라구요?
엄마 아빠가 옮겨준 건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엄마 아빠는 처음부터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고 하시고요.

그 후 학교에서 애들한테 이야기 무서웠냐고 물어보니까.

애들이 하나같이
"뭔 소리야. 나 그런 거 안 했는데. 그리고 나 무서운 이야기 싫어하잖아;"
라네요.

그럼 전 밤새 누군가와 대화를 한 거죠?
누가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 거죠?
아니, 애초에.
제가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이긴 했나요?
혹시 그거, 꿈 아닐까요.

그래서 기억도 잘 나고.
분위기도 잘 잡히고.


그리고 있잖아요.


이건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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