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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된 할아버지
게시물ID : panic_83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rrard
추천 : 19
조회수 : 228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10/08 09: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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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사에서 무료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 그리고 톡은 눈팅만 하고있는 와중에 너무너무 심심해서 예전에 겪은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글재주가 없기에 ... ㅠ_ㅠ 어색한 내용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쯤에서 다들 하는 그거 있잖아요. 음슴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해보겠음. 따라하기 잘함. 그럼 시작하겠음. 고고싱!!!!



고3 때였음. 그 때의 상황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 장황하지만 상황을 먼저 끄적여보겠음..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초여름이라고 기억하고 있음. 내가 고3 때는 학교에 에어컨이 많이 보급되는 시기가 아니였기에 -선풍기에 의지해서 더위를 식혔고, 그 시기 역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커튼을 쳐놓았던 교실은 그냥 빨간모습으로만 기억하고 있음. (그냥 그 정도로 더웠던 거 같음 ㅋㅋ) 

그리고 우리집은 반지하에 앞과 뒷 베란다가 있음. 베란다 앞쪽은 모두 통유리로 막아놓았고, 창문도 방충망을 모두 설치해 놓은 구조라, 대문이 아니면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이 없음. 그 날은 여름은 아니였지만 너무나도 더운 날씨였음. 과외 선생님이 오기 전에 집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하기 위해서 에어컨을 작동시켜 놓았던 상태이고, 선생님이 오시고 나서 약 2시간 가량의 과외 수업을 했음.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 배웅도 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엄마가 날 부르기 시작했음. 엄마가 있는 베란다로 나가보았는데, 음? 집안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음.

" 엄마 집안에 어떻게 나비가 들어왔대~ ㅎㅎ 신기하다!! "

" 그러게 ㅎㅎㅎ "

그 때는 그냥 신기했던 마음 뿐이였음. 


그런데 그 날 저녁, 갑자기 시골에서 전화가 왔음. 

지금 외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시니 바로 시골로 내려오라는 내용이였음. 엄마는 전화를 받고 바로 시골로 내려갔고, 수험생인 나는 그 다음 날 새벽 학교를 가기 위해 첫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갔음. 그리고 그 날 저녁 전화가 왔음.

" 외할아버지가 오후에 돌아가셨어. 엄마 장 치르고 갈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

사실 나란 여자 겁이 없는 여자였기 때문에 혼자 집에 있는것도 무섭지는 않았는데, 그 날은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셨다는 생각 때문이였는지 조금은 무서웠나 봄.. 친구를 불러서 밤을 같이 보내게 되었음. 

친구와 같이 공부도 하고 수다를 떨고 어느새 새벽 1시쯤이 된 거 같음... 갑자기 정전이 된 것임..!! 온 집안의 가전제품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면서 소리를 내는데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 사실 정전이 되었다는 것이 뭐가... 정전될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우리집에서 100미터도 안되는 곳에 큰 병원이 있었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병원 근처는 정전이 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음. 그리고 그 때 집도 약 10년 정도를 살았지만, 정전이 되었던 건 약 1-2번도 되지 않음.. 심지어 몇 해 전 여름, 대규모 정전 사태에서도 정전이 되지 않은 그런 곳임 ++

아주 잠깐뿐인 정전이였지만, 나에게는 너무 무서운 일이였고, 하루만 같이 있는 친구이기에 남은 2일을 같이 보내줄 사람이 필요했음 ㅠ_ㅠ 결국 바로 엄마에게 호출을 했고 다음 날 할머니가 오셔서 남은 2일은 무사히 넘어갔음.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나고 엄마가 집에 오시더니,

" 엄마가 신기한 경험을 했어... 얘기해줄께... " 라면서 말을 꺼내셨음..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를 학교에 보내면 인터넷으로 오늘의 운세를 보시곤 했음. 그런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바로 전 날.. 우리가 시골로 내려간 그 날.. 오늘의 운세 내용은 '가족 중에 몸이 위급한 사람이 있으니 곁으로 가 있는 것이 좋다' 뭐 이런 내용이였다고 함. 그리고 그 날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시골로 내려가게 된 거였고...

" 너 혹시, 과외 끝나고 봤던 하얀 나비 기억하니? "

" 응. 기억하고 있지, 왜? "

"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상치르고 있는데, 할아버지 관 위로 그 때 봤던 하얀 나비가 날아가는 거야. 왠지 할아버지일 꺼 같더라고... "

이렇게 엄마는 말을 시작하셨음.

그리고 발인 날, 화장터로 향했는데 비가 엄청 많이 왔다고 하심. 비가 그렇게 많이 오는데, 세워놓은 우리 차 위로 또 하얀 나비가 날아가고 있다고 하셨고, 엄마는 저건 정말 할아버지다! 라는 확신으로 다른 가족들에게 말했다고 함.

" 저기 우리 차 위로 날아가는 하얀 나비 보여? 저거 우리가 여기 오기 전 집에서부터 따라온 나비인데.. 왠지 아버지 같아... 자기 편하게 가신다고 우리한테 알려주려고 하시나 봐.. "

가족들은 모두 우리집 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음. 하지만 그 나비는 우리 가족 눈에만 보였다고 하심.

장례절차가 모두 끝나고 나서 그 날도 인터넷으로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 

그 날의 운세는 ' 하늘에서 커다란 용이 가족을 지켜주고 있다. ' 라는 내용이였다고 함...



=== 사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어릴 적에는 조금 무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생각하니 저희 가족을 챙겨주신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뒷 이야기지만, 외할아버지는 평소 막내였던 저희 엄마와 큰 오해가 있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돌아가시기 이전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 사건이 오해였다는 걸 아셨고,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엄마에게 많이 미안해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마음을 말로 표현을 하지 못해서 나비로 보여드린 건 아니였을까.. 생각하네요 ㅎㅎ 지루하고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출처 판 화라 님

http://pann.nate.com/talk/319838487?listType=c&pag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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