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 광안동 동방오거리에 있던 송림통닭집의 양념통닭 미치도록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주인 아주머니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지만 27년 살면서 그렇게 맛있는 양념통닭은 여태까지 송림통닭 뿐입니다.
제가 어릴 땐 프랜차이즈 닭집이라곤 멕시칸이랑 동키치킨정도여서 동네 닭집들은 전부 고유의 레시피가 살아있었죠.
시대가 바뀌다보니 각양각색의 치킨 레시피가 등장했지만 송림통닭집 양념통닭은 지금 생각해도 참 특이했습니다. 주황빛을 뛰어넘은 붉은 양념, 닭튀김옷은 그 양념이 베서 눅눅했지만 그만큼 부드러웠고 닭내가 나느듯 하지만 양념이된 튀김반죽의 맛과 어우러지면 그 닭내마저 꼬숩고 달콤했습니다. 은박지 사이에 뭉쳐진 양념에 쩔은 튀김반죽마저 동생이랑 싸우면서까지 손가락으로 집어 먹었었죠. 아버지께서 가끔 월급날이나 되면 사주셨는데 아직도 그 맛을 잊을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