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2900원 짜리 소시지 + 감자 튀김.
1만 4500원 짜리 예거슈니첼.
블로그에서 탐방하기로는 무슨 독일 돈가스 인데.
외국인이 고기를 후춧후춧 도배해서 잡내 안나고 한국인 입맛엔 조금 괴리감 있지만 맛있다는 이야길 듣고.
평소 왠만한 요리엔 후추를 뿌려먹으며 마운드 페뻐 는 아니더라도 통흑후추 [그라인더 블랙 패퍼]는 소지하고 다니는 저로서
매우 이상적인 요리라 이태원을 지나 녹사평역에서 250m 정도 걸어 도착했습니다.
미군이 서넛 있고 그외 외국인들이 몇 테이블가량 앉아있고 또한 그만큼 한국인들이 자유분방하게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잇었습니다.
저는 먼저 망할 메뉴판에서 화가 났습니다.
한그리 없엉.
no korean
빌어먹게도 한국인 종업원이 대다수이고 주방장에도 한국인이 4명 외국인 1명 같았지만.
대화 할땐 한국어지만 메뉴판은 영어였고, 심지어 종업원에게 이게 무슨 메뉴냐고 읽어달라고 했을때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다고 메뉴 추천도 없고 메뉴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보이고, 무슨 요린지도 모르고.
그래도 온김에 먹을려고 자리를 잡았고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것고 같으걸로 달라고 하니.
그 소세지 + 감자튀김 + 카레 가루 메뉴 12900 짜릴 시켰습니다.
제가 앉은 테이블은 주방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어떤이는 맨손으로 어떤이는 한손은 맨손 한손은 오븐장갑위에 위생장갑을 또 어떤이는 양손에 위생장갑을 끼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한건 그들은 위생장갑 낀 손으로 식기를 다루며 요리 내용물을 만지며 다시 맨손으로 식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으로 음식을 예쁘게 담아내기 위해 접시에 집게가 아닌 손으로 담고있었습니다.
왜 위생장갑을 꼈는지 모를 행위였지만 그때가 2시였고 저는 지쳐있었기에 그냥 기다렸습니다.
요리가 다되고 마지막 소세지를 찍어먹을 양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머스타드, 캐첩, 그리고 뭔지모를 양념.
어떤 양념은 서로 뒤섞기 위해 젓가락으로 휘휘젓던데.
거기서 저는 더 이상 못참고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그 음식나오는 테이블 위를 닦던 행주로 뭔지 모를 꺼먼게 묻은 그 행주에 그 젓가락을 쓱 닦아내고 설거지통이 아닌 처음 꺼냈던 식기통에 집어넣는 겁니다.
제가 왠만해선 그냥 다 넘어가겠지만 그것만큼은 식욕이 떨어져 더 이상 있을 수 없었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온 요리집이.
더욱이 어떤 블로거가 이태원 1위 맛집이라 부르짖던 그곳이
위생으로는 최악으로 보여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안그래도 경기도에 와서 입맛이 안맞아 많이 시무룩했던 저는 서울 블로거에게 큰 실망을 했습니다.
그리곤 몇몇 지인에게 그렇게 말했죠.
"시방 전라도 놈은 전라도 음식을 먹어야 혀, 6천원에 12첩 밥상은 고사하고 4첩도 보기 험하고 맛태가리두 별로 드라고."
그러니 맛의 고향 전라도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