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못할 짓을 했습니다. 별 준비없이 귀엽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분양받은 제 잘못이 큽니다. 평소에는 쉴새없이 우다다 거리고 짖던 녀석이 차 안에서 어찌나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창 밖을 바라보던지요. 그 호기심어린 눈망울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피곤했는지 가는 도중 자는 듯 쉬고 있더라구요. 정말로 피곤해서 그런 것인지, 자신이 제게 환영받지 못하고 되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기운이 빠져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되돌려주고 나서 미처 깜빡 잊은 빈 물통하나가 제 마음을 너무나 울적하게 합니다. 돌려주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나 물어본 제 자신이 얼마나 속물스럽던지요. 함부로 동물은 키우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고작 3일을 함께 했는데도 이렇게 후유증이 심한데, 동물의 죽음이나 행방불명 등을 맞이한 주인의 맘을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