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비에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앞두고 있는 프로야구가 일정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9 월이 되었음에도 마치 여름처럼 비가 내리고 있어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일정으로 인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KBO의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매년 6월 말과 7월 초를 제외하면 비가 많지 않았다. 큰 무리 없이 11월 초에 한국시리즈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7~8월에 1주일 이상이 밀려 비상사태다”라며 걱정했다.
예년에 비해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일정이 밀린 데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보름이나 프로야구는 멈춰야 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구단 체제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한 팀이 쉬어야 해 주말 경기가 우천 순연될 경우 경기를 월요일에 편성하는 방책까지 마련했지만 계속해서 비가 오면서 경기가 미뤄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든 구장이 다 취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팀간 일정 편차가 생기는 것도 KBO의 고민이다. 넥센과 LG는 110경기로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했으나, 두산은 105경기로 5경기나 모자라게 소화했다. 모든 팀의 정규시즌 종료 일정을 일정하게 해야 하는 것도 KBO의 과제다.
KBO가 일정을 편성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더 있다. 이동거리 역시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정 부장은 “예전에는 이동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상황을 보니 1경기를 하고 이동해야 하는 일도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만들어진 일정이 특정 팀이 유리해서도, 혹은 불리해서도 안 된다. “4강이 혼전이고, 1~2위를 포함한 모든 팀의 순위를 아직 알 수 없기에 특정 팀의 유, 불리함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정 부장의 설명이다.
당 초 KBO는 매년 날씨를 살펴봤을 때 11월 10일까지는 한국시리즈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와 관중 모두 심한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시기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 부장은 “지금 일정대로라면 11월 12일까지 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최선의 일정을 짜야 한다. 더블헤더를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KBO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순연된 경기들의 일정까지 발표된 뒤에도 취소되는 경기가 나온다면 연전일 경우 필요할 때 더블헤더를 할 수도 있지만,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경기의 질을 위해 좋은 것은 분명하다.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날씨를 체크하고,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다. 정 부장은 “매일 하늘만 보고 있다. 국지성이라는 말만 봐도 두렵다”며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