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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지만 그냥 하소연이여.
게시물ID : gomin_8384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ZlY
추천 : 2
조회수 : 11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9/16 01:40:22
중3 말에 강간당하고
그걸 어찌저찌 숨기다가 부모님이 알게 됐는데
저딴걸 어떻게 키우냐고 나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어떻게 했어야 했나.
어떻게해야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나.

차라리 아프고 토하고 시름시름 앓다 죽길 바랬지만
그냥저냥 살아갔다. 몸은 아주 튼튼했다.

그러다가 고1 첫 시험을 앞두고
강당에 모여서 컨닝을 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강의를 들었는데

교장 선생님이 강단에 서셔서 하신
"여러분은 거짓이 없고 때묻지 않아야 합니다."라는 말에
그럼 이미 때묻은 저는 어떻게 하란 건가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 다 아무생각 없이
아 빨리 끝나라... 하면서 하품할때
혼자 주먹 꽉 쥐고 떨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중학교땐 전교10등 안에도 못들던 내가
우습게도 전교2등을 했다.

강북이라지만 좀 심하잖아. 머저리들.
그런 염세적인 생각이 들었다.
내 눈빛은 세상 모든 걸 등진 사람 같았다.
고1주제에.

공부를 잘한다는 건 편했다.
적어도 학교에선 다소의 일탈도 눈감아주었다.

매일같이 상담실에 들락거려도
내 이미지는 그렇게 나빠지지 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주변의 기대에 힘들어요ㅠㅠ같은
바른생활 모범생의 고민이라도 상담하러 가는줄 알고 있었다.

그건 나름대로 편했지만
솔직히 상담은 아무 도움도 안됐다.

뭐 자신도 길가다 누가 가슴 만진 적 있는데
너무 너무 놀라고 수치스러웠지만
주변에 말을 안했다고
그걸 나한테 처음 말한다나.

즉 입다물고 살라는 거였다.

불행에 경중은 없다지만 솔직히 가소로웠다.
살다가 치한 한번 당한 주제에.
난 8살부터 10번은 넘어가게 치한을 만났는데.
아주아주 도움이 되네요.
그런 비뚤어진 생각만 들었다.

급식에 불어터진 탕수육이 나온 날
난 그게 ㅈ같다고 생각했다.
문자 그대로. ㅈ같다고.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날은 밥을 못먹었다.
ㅈ같은 탕수육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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