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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애를 무지개다리 보냈는데
게시물ID : animal_838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리를문뱀
추천 : 4
조회수 : 5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10 01:14:51
사실 그 전날 다른 지역 병원까지 찾아가서 그렇게 보내게 될줄은 몰랐어요
집에 1년만에 돌아왔는데, 애 상태도 안좋고 해서 지역 병원 가서 처방한게 낫지 않길래 다른 지역 병원까지 갔는데.......
애가 많이 아프대요
복수도 차고 자궁도 안좋고 녹변도 사실 혈변이라고 애가 이거때문에 빈혈도 있대요
그래도 이렇게 길게 키운 애는 처음이였거든요 고슴도치였는데, 4년동안 키웠어요.

애가 산소까지 받아가면서 엑스레이 초음파 받는게 안쓰럽고 이렇게 아픈줄도 몰랐고
주사도 3방까지 맞아가면서, 이번주 약먹이고 다음주까지 봐서 상태가 호전되면 수술하자고해요
작은 몸에 주사를 그렇게 놓는 것도 미안하고,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이 나이에 큰 스트레스 일텐데 택시나 버스까지 잘 참아주는구나 싶어 대견했고요
빨리 나아서 돌아다니는 거 보고싶어서 
캔으로 된 밥도 사고 주사기도 받고 방도 보일러켜고 아래 전기방석까지 깔아주면서, 그래도 좀만 더 버텨보자 이랬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이려는데 밥을 안먹어요
밥을 조금이라도 강제급여하고 약은 제대로 먹길래, 애가 목마르겠다 싶어서 물을 주사기에 담고 오는데 애가 옆으로 쓰러져있어요
몸에 힘이 없는거죠 
눈물부터 핑 도는데.. 애가 몸을 움직일 힘도 없어요
울면서 전날 갔던 병원에 전화했더니 증세 듣고 설탕물이라도 먹이래요. 가까우면 어떻게라도 하겠는데 멀어서..
지켜보다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보니까 숨도 입으로 쉬고 입으로 주는 설탕물도 못삼키고..
다시 전화했더니 터미널이래요........ 곧 죽는다고
진짜 해준거 없는데 서러워서 펑펑 울면서 감사합니다 말했네요
애는 시퍼래서 핏기없이 숨만 힘들게 입으로 쉬는데......

오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애한테 해준거 없는데
애가 싫어하는거 같아서 핸들링도 잘 안하고, 매일 밥먹는거 지켜보고
새벽에 어렴풋이 잠 깰때 쯤에 애가 활발하게 리빙박스 안을 돌아다니는 소리도 좋았는데
눈망울도 좋고 
킁킁거릴 때 그 모습도 좋았고..
가끔 리빙박스를 탈출하거나 풀어줄 때마다 책상 밑으로 향하던 모습도 생각나고

같이 돌보던 막내동생은 이제 고등학생이라 학교가서 이 소식을 모를텐데 들으면 울겠지 싶고
어떻게든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애가 조금이라도 더 버텨줬음 좋겠는데 너무 힘겨워하고....

결국 끝까지 지켜봤는데 마지막까지 힘겹게 있다 간 것 같아 미안하네요
이렇게 길게 키운 애도 처음이였고

그래도 시간 지나고 밤이 되니 맘 진정했어요.
동생은 아닌가보더라고요. 학교 갔다 돌아왔는데 문자 보고 울었나봐요 애도 눈가가 붉네여

벌써 애가 보고싶어요
슴치야 언니가 미안해 정말 보고싶다
의사선생님들이 너 볼때마다 정말 착하고 순하다했는데

너 살던 리빙박스 톱밥치우고 너 물건박스 치우는데 약포 보이더라
난 이걸 너가 다 먹는 날이면 그래도 다시 리빙박스 안에서 활발하게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포만 먹고 가버렸네
눈물나더라 너 진짜 보고싶어

무지개다리 건너선 정말 행복했음 좋겠다
거긴 널 막는 벽이 없을거야

이제 반려동물은 못키울것같아요 보내는게 너무 힘들어요
방이 너무 넓네요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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