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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너무 나쁜 소녀
게시물ID : panic_83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3
조회수 : 277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0/17 09: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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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정보 : Voyeur - JINGLE PUNKS #music #cinematic


현재와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과거, 커다란 성들이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곳.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자그마한 오두막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민가.

 

 

 

낡은 마굿간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태어났어.

 

 

 

아이의 엄마는 아기를 탐탁치 않게 여겼나봐.

 

 

갓 태어난 아기를 내팽겨쳐놓고 자리를 뜨는걸 보면.

 

 

 

아기는 울음을 터뜨려.

 

 

하지만 우는 아기를 달래줄 엄마는  저 멀리 떠나가버렸어.

 

 

 

목이 터져라 울어서 였을까.  아니면 신의 가호였을까.

 

 

젊은 마부가 아기 우는 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들어왔어.

 

 

마부는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야.

 

그러나,  이내  아기를 안아들고 어르고 달래려고 해.

 

 

다행스럽게도 착한 마부는 아기를 서투른 솜씨로 품에안고 집으로 데려갔어.

 

 

 

그로부터 17년이 지났어.

 

 

아기는 이제 미성숙한 티를 벗고 꽃봉오리를 피어냈어.

 

가슴도 봉긋해지고 행동도 제법 조심스러워져 처녀티를 내고있어.

 

마부는 그런 소녀를 대견스러워해.

 

 

소녀도 마부를 아버지로 여기고 마부 일을 도우며 행복하게 살았어.

 

 

넉넉하진 않아도 먹고 사는데에는 지장이 없었어.

 

 

그렇지만 행복해진 만큼 불행이 되돌아는 것일까.

 

 

마부는 오래 살지 못했어.

 

 

아이러니하게도 마차사고로 소녀 곁을 떠나게 되.

 

장례식을 치르고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소녀는 그제서야 살길이 막막해짐을 깨달아.

 

 

 

말 돌보는 일을 이어서 하고 싶었지만 갸날픈 여자애한테 그런일을 믿고 맡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자기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 소녀가 뭘 어쩔수 있었겠니?

 

 

소녀는 마부가 살아있었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곳으로 발길을 돌렸어.

 

 

 

 

10년이 흘렀어.

 

허름한 옷을 입고 마굿간 일을 보던 소녀는 이제 그곳에 있지않아.

 

 

밝은 불빛이 거리를 덮고 수많은 마차들이 이곳저곳 사람들을 나르는 도시.

 

 

붉은 등이 조명역할을 해주는 뒷골목의 큰 유곽. 

 

그곳에 그녀가 있었어.

 

비싼 옷과 화려한 장신구들로 치장한 그녀가 남자들에게 사랑을 팔고 몸을 팔고 있었어.

 

 

사는건 전과 비교했을때 엄청나게 나아졌지만 그녀는 행복할 수 없었어.

 

 

물질적으론 채워질수 있어도 다른 어느 한 부분이 전혀 채워지지 않았어.

 

 

그럭저럭 살만했어.

 

 

그러던 어느 날 이었어.

 

 

같은 일을 하는 친구가 애를 배고 말았어.

 

 

이런 일은 대수롭지 않게 처리될 수 있어.

 

 

그저 애를 버리면 되는 일이거든.

 

 

그녀도 그렇게 말해줬어.

 

친구는 그러기 싫대.

 

낳아서 기르고 싶대.

 

그녀가 미친소리 하지말라고 친구에게 충고했어.

 

 

임신시킨 남자는 부자 노인네야.

 

 

거리의 흔하디 흔한 창부 하나 치우는 건 일도 아닌 사람이었지.

 

 

그러나 그런데도 그 친구는 애를 낳고 버리지 않았어.

 

 

그리고 도망쳤어.

 

그녀는 그 친구를 이해할 수 없었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어.

 

 

영문모를 눈물이 눈가에 맺혔어.

 

 

그 친구가 아기와 함께 죽었단 소식을 들었을 땐  오열하고 말았어.

 

부자 노인이 손을 쓴거야.

 

 

다 울고 나니 그런생각이 들었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죽지 않는법이구나.

 

오히려 그 반대지.

 

어쩌면 그게 잘못이 아닌 것일 수도 있지.

 

 

 

5년이 지났어.

 

 

 

그녀는 자청해서  추파를 던져 마침내 노인의 눈에 들게 되었어.

 

 

요즘들어 부쩍 그녀를 지명하는 일이 늘어났어.

 

 

밤이 되고 위에서 찍어누르며 자기 몸을 더럽히고 희롱하는 그의 몸이 죽도록 싫었어.

 

그렇지만 견뎠어.

 

 

수많은 밤을 보낸 어느 날이었어.

 

 

기회가 온거야.

 

 

술을 먹고 곯아떨어진 노인을 지켜보며

 

 

그녀는 품에서 작은칼을 꺼냈어.

 

 

그러고는

 

 

노인의 몸을 사정없이 찔렀어.

 

 

한번, 두번. 내리찍힐 때마다 핏줄기가 솟구쳤어.

 

 

어느샌가 그녀의 시야가 시뻘개졌어.

 

심장고동이 미친듯이 뛰고  칼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어.

 

 

이상한 일이야.

 

 

그녀는 노인을 찌르면서, 자신을 버린 엄마를 찌르고

 

마부를 죽인 그 누군가를 찌르고 있었어.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느꼈어.

 

수십번도 넘게 노인의 몸을 들어갔다 나온 칼을 떨어 뜨렸어.

 

숨을 쉴수 없게되어버린 피범벅된 고기가 된 노인의 몸을 보며 왈칵 울음을 터뜨렸어.

 

 

아이처럼 울고 있는 그녀는 웃고있어.

 

 

울면서 웃고 있어.

 

 

나쁜일이야.

 

나쁜사람이고.

 

 

지금 이 감정이 자기를 낳고 버린 엄마 때문인지

 

마부를 죽인 그 누군가 때문인지

 

친구를 죽인 부자 노인네 때문인지

 

노인을 죽인 자기 자신 때문인지 

 

그녀 스스로도 알 수 없었어.

 

 

아무도 알 수 없지.

출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7112949&bbsId=G005&searchKey=subjectNcontent&itemId=145&sortKey=depth&searchValue=%EB%82%98%EC%81%9C&pageIndex=1

작성자 : 이리아가씨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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