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뿌연 사진속의 어린 아이가 나다.. 파스텔톤 판타롱 스타킹의 쑥스러움도, 레펠 훈련장 정도는 비웃을 정도로 아찔한 높이의 리프트를 타는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을거다.. 내 갈비뼈를 으스러져라 움켜쥐었던 아버지의 떨리던 두툼한 손만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아버지와 새벽일 나갔다 먼저 들어오면서 장난스레 뒤를 부탁한다면 손을 맞잡았다.. 여전히 튼튼하고 강한 손.. 평생 만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버지나 나나 이십 몇년째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할수없이 사진이 뿌옇다. 누군가 알아보는건 귀찮을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