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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천재인줄 알았어요.
게시물ID : animation_248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와인이야기
추천 : 25
조회수 : 1237회
댓글수 : 119개
등록시간 : 2014/07/07 14:44:45
난 예술적 재능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것들은 내가 그린 그림이죠.
 
1.JPG

 
건.jpg
 
 
답정너라고 욕하지 마시고 내 이야길 들어주세요.
 
난 초등학교 2학년때 엄마 손을 잡고 미술 학원을 갔었고
얼마 뒤 미술학원 원장님이 우리집에 찾아오셔서
따님이 천재이니 제대로 가르쳐주길 원한다고 말씀하셨대요.
 
엄마쪽은 미술, 아빠쪽은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엄마 재능을 물려받았던거죠.
미술학원을 다니는 동안 엄마는 좋은 미술 선생님을 찾아 과외도 시켜줫었고
난 항상 천재 소리를 들으며 살았어요.
 
그러다가 나의 문제점을 알게 된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였어요.
고등학교 때 만화를 그리는 친구를 만나게 됐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빠지게 됐죠.

좋아하는 만화가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의 그림체를 가지게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그렸죠. 자기 자랑 같이 들려 재수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정말 잘 그렸어요.
그런데 아무리 그려도 내 그림체 같은건 생기지 않았어요.

나만의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서 하얀 백지를 꺼내면 머리속도 하얗게 변하는거죠.
옆에 따라그릴만한 무언가가 없으면 종이에 펜을 대지 못하는거에요.
 
 
나는 창의력이 제로였던거죠.
그리고 색체에 대한 센스도 없어서 왜 초록색 나무에
보라색과 파란색을 더해도 나무처럼 보이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내가 잘하는건 딱 하나, 카피
 
 
클림트의 전시회를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펑펑 울었어요.
 
어설프게 줄바에 차라리 아무것도 주지 말지
없었으면 부러워하는 걸로 끝인데 이건 채워지지도 않는 부족함이라 자괴감이 생겨요.
 
자신만의 화풍, 화체를 가진 작가님들이 너무 부럽고 동시에 질투도 나요.
어릴때 아마데우스를 봤을땐 살리에르가 그저 나쁜 악당으로 보였는데 이젠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내가 가진 재능은 예술이 아닌 기술이었던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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