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 Godiva

존 콜리에,1898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영주 Leofric의 부인이었던 Godiva는 전쟁준비를 위한 지나친 세금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이 안타까워 남편인 영주에게 세금을 줄여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세금을 줄여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레오프릭은, 아내의 간청이 그칠 줄 모르자 그녀에게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제안을 합니다. 농민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진실이라면 그 진실을 몸으로 직접 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영주는 그녀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바퀴 돌면 그녀가 그토록 호소하는 세금감면에 대해 고려해보겠다고 말합니다.

Lady Godiva (1890)

쥘 조제프 르페브르 

나체로 마을을 한 바퀴 도는 일은 오늘날에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11세기의 고귀한 백작 부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어쩌면 죽음과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수치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주의 폭정을 막으려면 정면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 고다이바 부인은, 긴 머리로 알몸을 가린 채 말을 타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희생에 감동하여 그녀가 창밖을 지나갈 때 아무도 밖을 내다보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사람, Tom이라는 청년 한명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고다이바의 알몸을 훔쳐보다가 천벌을 받아 맹인이 되었습니다. '몰래 훔쳐보는 사람'이라는 뜻의 Peeping Tom이나, 관행이나 압박에 굴하지 않는, 상식을 깨는 대담한 정치 행동을 뜻하는 Godivaism 등의 단어들이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고다이바 부인의 이야기는 많은 예술가들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 역시 고다이바 부인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고디바라는 상표명은 벨기에의 초콜릿 장인이자 고디바 초콜릿의 창시자인 조셉 드랍의 부인의 추천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귀한 고다이바 부인처럼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초콜릿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조셉 드랍 역시 부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저는 화려한 붉은 색감 때문에 존 콜리에가 그린 레이디 고디바의 그림을 가장 좋아합니다. 

여담이지만, 아내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영주는 결국 세금을 낮추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고다이바 부인이 보여준 숭고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다이바 부인처럼 행동할 수 있다면

분명 모두에게 더 좋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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