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던중에
하도 졸려서 잠깐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졸았나 봅니다.
어차피 목적지야 종점 바로 전 역이었고 놓쳐도 바로 되돌아가면 되니 마음을 놓은 상태였죠.
그대로 졸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툭툭 치는 겁니다
꿈인가 싶었는데 말을 걸더군요
"내리셔야죠?"
아차싶어 아, 네 하면서 후다닥 내렸습니다.
그런데 내리고 보니까 신기하더라구요.
누구지? 내가 내릴 역을 어떻게 알고 있지?
그래서 뒤돌아 보니까 그 여자분도 내리셨드라구요.
혹시 날 아나? 내 친구의 친구인가
어떻게 내가 내릴 걸 알았냐고 물었더니
"얼떨결에요. 다음역이 종점이기도 해서요."
아 그러시구나. 하고 대답했는데 뒤늦게야 그 대답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무튼 그땐 잠결에 몽롱했고 얼결에 같은 방향이라 어디가시냐구, 아 강아지 때문에 병원에 가신다구요? 등등
이런저런 얘길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했고 전 잘가시라고, 깨워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보냈습니다.
여자분이 약간 머뭇머뭇 하는 걸 느끼긴 했지만 친구와 약속시간이 간당간당해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어떻게 제가 내릴 역을 알고 있었을까요?
종점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종점 바로 전역이었고
제가 앉기 전에는 그 여자분은 옆에 없었는데다,
딱히 핸드폰을 꺼내서 연락을 한 것도 아니라 옆에서 얼결에 봤을리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