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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 효녀로 유명했던 혜경이의 이야기입니다
게시물ID : sewol_32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숙한곧휴
추천 : 25
조회수 : 81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7/08 20:45:33
‘메이크업 아티스트’ 꿈꾼 혜경에게 엄마가

세상이란 문을 노크하며 ‘부모’라는 좋은 이름을 지어준 보물 긍아! 애칭으로 불리던 이름을 또다시 불러 본다.

시간은 참 잘도 흘러 주위를 맴도는데 추억은 더 이상 만들 수가 없이 꼭꼭 숨어 버렸네….

이제는 찾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에 가버린 멋스러운 작은 소녀 긍아!

수학여행 가기 며칠 전 긍이가 말했지. “엄마, 조금만 고생해. 내가 아빠, 엄마 여행가이드 붙여서 해외여행 시켜줄 테니까. 정말이야 알았지?”라고. 그리고 엄마 얼굴 주름도 보톡스가 아닌 마사지로 다 펴줄 수 있다고. 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부푼 꿈은 수학여행길에 물거품처럼 사라졌구나.

영정 속 너를 뒤로한 채 분향소를 나올 때면 ‘엄마 가지 마’라고 애원하는 것 같아 가슴이 더 아프고 미어진단다. 그 아름다운 꿈을 잃어버린 천사가 돼 사랑하는 가족에게로 온 예쁜 딸 긍아! 사랑한다. 사랑해. 정말이지 너무 보고프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너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가슴에 한이 맺힌다고 전해달란다. 2013년 12월 핸드폰을 밤늦도록 한다고 일주일 동안 정지시킨 적 있었지? 아빠는 그때 긍이가 아침에 너무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시곤 그랬단다. 아빠는 그게 너무 미안하시다고 가슴을 치신단다. 긍아! 언니 꿈에 나타나 말했다며?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그래 어른들이 너희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할 거야. 그러니 끝까지 잘 지켜보아다오. 천사들아….

이혜경양은

혜경이의 책상에는 아직도 2만원이 남아 있다. 엄마는 “수학여행 가서 맛있는 것 사 먹어”라며 5만원을 꼭 쥐여줬지만, 혜경이는 3만원만 가져갔다. 나머지 돈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출전할 미용대회 재료비로 쓸 모양이었다. 혜경이는 맞벌이를 하는 엄마와 아빠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30분이 넘게 걸리는 학교까지 매일 걸어다니며 버스비를 아꼈다고 한다.

4월17일 초저녁까지만 해도 단원고 2학년 2반 이혜경(16)양은 생존자 명단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18일 새벽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이의 얼굴을 확인해 달라’는 당국의 요청에 엄마는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던 혜경이는 대학생인 언니와 친구처럼 지냈다. 엄마는 물론 언니의 화장품을 직접 골라 발라주고 코치까지 해주던 혜경이. 이제 예쁜 꿈을 접고 평택 서호공원에 잠들어 있다.

혜경이 이모는 엄마에게 말했다. “언니, 혜경이가 그래도 엄마 아빠에게 예쁜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가서 그나마 다행이야. 예쁜 아이 이제 곱게 보내주자”라고.

안산/김기성 김일우 기자 [email protected], 그림 박재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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