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는 수많은 게시판이 있고,
그 중에서 숨겨진 게시판도 꽤 됩니다. 이러한 게시판 중에 "일베의소리 게시판"이라는게 있어요.
(기존 게시물은 전부 삭제됐으며, 현재 글쓰기는 막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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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오유의 시스템은 매우 개방적이어서, 비로그인 상태로 추천/반대는 물론이고 글쓰기와 댓글쓰기까지 모두 가능했습니다.
과거 자료를 보다보면 Ω 마크가 있는 닉네임을 볼 수 있는데 비로그인 사용자라는 의미였죠.
그러다가 2010년즈음부터 오유는 지속적으로 일베의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비로그인 시스템을 악용한 추천/반대 폭탄과 댓글/게시글 폭탄이 대표적이었죠. (DDoS 공격으로 인한 사이트 마비는 추가 양념)
바보는 그 동안 오유의 정신이었던 개방적인 시스템의 전면 개정에 대해 고뇌합니다.
그리고 오유인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바보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나씩 하나씩 폐쇄적으로 바꾸어 조금이라도 공격을 덜 받아보자는 거였겠죠.
하지만 오유 내 분위기는 격해질 대로 격해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바보는 오유 내에서는 일베-오유간의 쌍방 비방을 모두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실제 행동으로도 옮깁니다.
이러는 와중에 바보는 일베의 몰상식한 행동에 결국 폭발합니다.
그리고 오유 내의 일베 이용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너희 다 나가"라는 내용의 공지를 겁니다.
(공지 내에 혐오 이미지가 있어서, 요약부분만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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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보는 계속 고뇌합니다.
개방적인 사이트를 추구온 오유가 점점 폐쇄적으로 바뀌어가는 현실에 가슴아파합니다.
마침 일베 이용자들이 "오유, 저것들 귀 눈 닫고 지네 할 말만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바보는 2013년 1월 30일 오전쯤에 갑자기 일베의소리 게시판을 엽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자는 겁니다.
(아마 당시에 공지게시판에는 공지글이 안 올라왔고, 오유 메인페이지 제일 윗줄에 주황색인가 뭔가로 한줄짜리 임시공지가 붙었을겁니다. 그래서 정식 공지 자료가 남아있질 않네요.)
오유인들은 멘붕합니다.
그리고 바보를 질타합니다.
그들은 소통의 대상이 되질 못한다면서요.
그리고 다행(?)히도 일베 이용자들은 그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당시 스샷을 안 찍어놔서 이미지는 구글링해서 가져왔습니다.)
바보도 더 이상은 안되겠는지 답답한 마음을 담아서, 한탄하는 내용의 공지를 올립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이런 공지와 함께 하루도 안 돼서 일베의소리 게시판을 닫아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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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을 또 찾아보겠습니다."
이 한마디가 전 바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일베 이용자들한테 당했는데도, 그리고 일베 이용자 때문에 오유의 시스템이 완전히 뒤집어져 버렸는데도 바보는 또 다른 길을 찾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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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시 성폭행 관련 공지를 보고 전 "아... 이 바보... 예전 일베와의 전쟁때랑 똑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바보는 여시를 대화의 상대로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하고, 실제로 경청했기 때문에 이번에 (삭제되긴 했지만) 성폭행 관련 공지를 올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바보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계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꿔가려고 노력하는게 보이거든요.
기존 공지를 삭제하는 초 강수와 함께 이런 공지를 올려놓고
지금 그는 우리가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생각합니다.
바보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공지를 올리면 그 때 판단해서 질타할건 질타하고 칭찬할건 칭찬하자고요.
이상,
비로그인 시스템일 때인 2005년 즈음부터 시작해서 약 10년동안 오유에서 놀고 있는 1人의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