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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기억
게시물ID : panic_699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해삼월
추천 : 12
조회수 : 12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7/09 02:02:02
잠이 안와 공게 눈팅하고 있다보니 
아주 오래전 기억이 떠올라 풀고 가려합니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얘기한적이 없었는데..아니 한동안은 떠올리는것 조차 너무 끔찍했었죠.
  
제가 11살때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오랜 지병을 앓고 계셨고 병원에서도 더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해서 가평쪽에서 혼자 요양생활을 반년 하다가 돌아가셨죠.

아버지는 주말이 되면 엄마를 보러가셨고 지금 생각하면 정떼려고 하셨는지 저랑 동생은 한번도 데려가질 않으셨어요.
그러다 어느날은 울고불고 떼를 부리니 할수없이 데려가셨었어요.
엄마가 계셨던 곳은 산중턱에 있는 오래된 집이었는데
그당시에는 티비 안테나도 안잡히던 곳이었어요.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그 어린나이에도 엄마를 보자마자 안쓰러운 생각에 왈칵 울음을 터뜨렸었네요.
엉엉 울고 있는 우리를 보시며 정말 활짝 웃으시던 엄마 얼굴이 그후로도 한동안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고 꿈속에서도 그렇게 웃으시며 자주 나타나시더니 그것을 마지막으로 돌아가셨네요.

엄마를 묻고 온 날 장례식내내 울어서인지 집에오자마자 할머니방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자다가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면서 온몸이 굳어버리고(그때는 가위라는 자체를 몰랐어요) 분명 밤이고 자기전에 불을 껐었는데 온방이 환하더라구요.
그당시 거동이 불편하셨던 할머니는 방에 요강을 두셨었는데 그 요강이 천천히 공중으로 둥둥 떠오르더니 방 한가운데를 빙빙 돌아다니다가...그 요강이 엄마 얼굴로 변하더니 그러니까 엄마 얼굴만 방을 둥둥 떠다니면서 그때 그 이를 드러내시고 활짝 웃으시던 그 표정으로 나를 보시면서 모라고 모라고 하시는데 
전 숨조차 쉴수가 없었어요. 무섭다? 세상의 어떤 말도 그때의 감정을 표현 못 하겠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심리적으로 너무 약해진상태에서 돌아가시기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활짝 웃으시던 그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것으로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었지만 그 나타난 방법이 너무 끔찍했네요.
 
그 이후로 고등학교를 졸업 할때까지 밤을 병적으로 두려워하게 되었고 날이 지면 집 밖으로 한발자욱도 못 나가고 심지어 화장실도 혼자 못 가고 군대에서도 하필이면 초병 보직을 받아 야밤에 혼자 소초에서 4~5시간을 근무를 서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미쳐버리겠더라구요.
그래도 2년을 야밤에 혼자 있다보니 지금은 완전 떨쳐버려서 달 밝은 밤이면 엄마 계신 뒷산 중턱 산책로를 한바퀴 산책삼아 돌고 옵니다.ㅋ
 음..마무리는 안녕히 주무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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