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야당의 비판 논평에 직접 전화해 훈계식 항의" 바른정당 폭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3일 자신의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한 야당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황 총리가 오늘 오전 ‘민생 현안에만 집중하라’는 제 논평이 나간 후, 오후 1시40분께 제게 직접 전화해 ‘바른정당이 내게 이렇게 대응할 건가. 장제원 의원 생각인가? 논평을 장 의원이 직접 쓴 거죠?’라며 꾸짖듯 말했다”며 “제가 듣기엔 강력한 항의였고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장 대변인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라,’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는 게 야당 대변인이 하지 못할 논평이냐”며 “야당 재갈 물리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황교안 권한대행과의 통화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총리실은 장 대변인과의 통화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앞서 황 권한대행은 오전에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각 분야 구상을 두루 밝히고, 정치 분야 등에 대한 기자들의 즉석 질문을 받아 직접 답변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이는 직무 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 대신 연 신년회견으로, 박 대통령의 평소 회견 스타일과는 확연히 달라 청와대에서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특히 권한대행으로선 주제가 광범위하고 형식도 대대적이어서, 황 권한대행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특히 황 권한대행은 이날 보수 진영의 지지로 대선 지지율이 오른 데 대해 “지금은 그런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변했지만, ‘지금은’이란 단서를 붙이는 등 즉답을 피해, 오히려 탄핵 심판 이후 상황을 봐서 출마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해석까지 낳았다.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은 일제히 ‘대통령 행세 말라’ ‘대선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바른정당 장 대변인은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에 불과한 권한대행이 어떻게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할 수 있느냐”며 “탄핵 정국의 과도내각으로서 국민들께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말라.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달라”고 했다.황 권한대행이 다른 야당에는 직접 항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바른정당이 한때 여당 식구였던 만큼 ‘남’이 아니란 생각으로 섭섭함을 토로한 차원이었던 것 같은데, 저쪽에선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공개돼 좀 당혹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