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증도 폭식증인데 끊임없이 먹어요. 먹기 전에 조금 찡그리다가도 먹을 땐 아무생각없이 로봇처럼 턱을 움직이고, 먹고나서 조금 후회하다가 에이 먹었는데 어쩔 수 없지 대범한? 생각으로 찜찜한 마음을 덮고, 돌아서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속이 허전하고 입도 심심하고. 그렇게 그렇게 먹고 또 먹고 그랬는데 먹은 양만큼 배는 나오지 않고, 그걸보니 더 먹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밥 먹고 라면 먹고 과자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빵 먹고.. 입이 심심할 때 야채를 먹어라 과일을 먹어라 그래서 그렇게도 해봤는데, 아뿔싸 조금조금씩 먹는 야채과일값이 장난아니고. 그래서 이주 전에는 아빠가 수박 두 통을 사다주고 세모로 잘라서 큰 통 두 개 꽉꽉 채워넣어서 이것만 먹으라고. 그랬는데 사실 나도 그럴 요량으로 일어나서 수박, 간식, 입 심심, 밥, 수박, 간식, 밥 라면 다른 과일, 과자, 밥, 수박, 고기,, 등등 진짜 가족 중에 제가 제일 많이 오래 모든 걸 먹는 것 같아요. 이 허전함을 어쩌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