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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마음의 간격
게시물ID : lovestory_84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4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18 19:12:27

사진 출처 : https://photocanyon.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s6NG8w_rqm8





1.jpg

김계반대숲에 들면

 

 

 

바람 없는 날에도 대숲에 들면

젓대소리 들려오는데

고개 젖히고 보면 한낮에도댓잎

별을 만지고 있는데

빽빽한 느낌표 같이 가로막아서는

대숲은 어느새 옷깃 적시기 시작하지요

오래된 상처일수록

가슴에 꽃물 든 묵은 상처일수록

가슴 밖으로 화악

끄집어내어 바람에 헹구는 젓대소리

대금 시나위

마디마디 속살 영근쌍골

속 비우고 바람 후려내는 소리는

천년을 그 마음 저미어도

기울다 차오르는 보름달 같은 사랑

지귀(志鬼)의 숨소리 같기도 한데

그러기에그 가락

한 줄금 소나기 같이 가슴 훑을 때면

울컥

진한 꽃물 토해내는 거 아니겠는지요







2.jpg

김형영무엇을 보려고

 

 

 

무엇을 보려고 그대

들에 나갔더냐

바람이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이더냐

 

사람에 시달리고 문명에 시달린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하늘이더냐 하늘에

못박힌 어느 별이더냐

 

집을 버리고

생각을 버리고

그대 무엇을 보려고

들에 나갔더냐

 

아니면 그대

그대여무엇이 이 어두운 밤

길도 없는 길로

그대 발길을 인도하였더냐






3.jpg

홍수희마음의 간격

 

 

 

전화 몇 번 하지 않았다고

내가 그대를 잊은 건 아니다

너의 이름을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내 마음이 그대를

영영 떠난 것은 아닌 것처럼

 

그리운 그대여 부디

세상의 수치로

우리들의 사랑을 논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그대와 내 마음의 간격

어느 비 오거나 눈 내리는 날에

홀로 뜨거운 찻잔을 마주 한 날에

그 누구도 아닌 네가 떠오른다면

 

이미 너는 내 곁에 있는 것

우리의 사랑도 거기 있는 것

 

이 세상 그 무엇도

너와 나 사이

다정한 마음은 어찌하지 못할 테니







4.jpg

이해인꽃 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5.jpg

조용순아카시아 그리움

 

 

 

그대

지금 그곳에 내 청춘의 향기처럼

싱그러운 향기 풍겨주던

하얀 꽃잎이 멋진 왈츠를 추고 있나요

 

내 유년의 뜨락에 하얗게 쏟아지던

그 축복의 노래가 그리워서목메게 그리워서

차라리 내가 하얀 꽃잎 되어

그대 가슴으로 떨어지는 날입니다

 

어느 날 차마 말 못해

쿵쿵 뛰는 심장으로 고백하던

내 수줍은 노래가

아카시아 나무 아래서 흐느끼고 있을 때

짙은 매혹의 향기로 그렇게 대변해주던

순정의 꽃 아카시아

 

이젠 그 하늘 아래서

누구의 노래를 함께 불러주고 있을까

우리 소망의 향기로 황홀하게 도취시키던

아름다운 날들의 순결한 꽃잎이여

사랑의 향기여

 

침침하게 어두워져 가는 내 눈 속으로도

하얗게 휘날려다오

생의 혼탁한 내음에 지쳐 있는

내 후각의 빈터에도 그 신선한 향기 좀 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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