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hosun.com/culture/news/200411/200411260357.html (↑삘받은 기사--;)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소설들에 독서제한법이 공표되었다. 즉 '노인과 바다'는 노인들만 읽는 식. 법령이 발표된 후 어느날 밤, 한 도서관에서 소설들이 모였다. 심각한 얼굴들이다.
"그래도 노인은 나보다 형편이 훨씬 낫소. 이 세상에 왕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소?" '어린왕자'였다. "그냥 왕자도 아니고 어린 왕자라니ㅡ,.ㅡ 요즘 왕자들은 모조리 중늙은이더만."
"허.. 어린왕자님의 말씀을 들으니 난 아주 희망적인 축에 속하는구료." '키다리아저씨'였다. 그 옆에는 '작은아씨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흥- 배부른 소리들 마시오! 피노키오가 어디 또 있단 말이오?" '피노키오'였다.
"맞소. 책 제목이 사람이름으로 된 우리들은 아예 빼도 박도 못하오!" '피터팬', '모모', '로빈슨크루소' 등이었다.
"여러분들, 그런 의미에서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참으로 송구스럽소." '톰아저씨네오두막'이었다. 그는 톰 행크스 집에도 가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쳇, 나도 성만 뺐어도 얼마나 좋았냐 말이오." 제인에어.
"난 신체적 특징만 뺐어도.." 빨강머리앤.
"댁들은 어쨌든 사람들이지 않소? 난 이게 뭐란 말이오." 동물농장.
"말 마오. 동물농장님은 쪽수도 많고 살아있기라도 하지.." 표본실의청개구리.
저마다 울분을 토하고 있는데 저쪽 구석에서 갑자기 막강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음성이 울려퍼졌다.
"우리 이러고 앉아만 있지 말고, 세상을 뒤집어 엎읍시다~~."
모두들 소리나는 쪽을 일시에 주목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일단의 존재들이 서 있었다. 장길산, 임꺽정, 홍길동, 로빈훗, 몽테크리스토백작, 괴도루팡, 쾌걸조로, 동키호테 ..
결국 그 법령은 오래지 않아 폐기되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