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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다이어트
게시물ID : panic_84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rrard
추천 : 21
조회수 : 5774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5/11/04 22: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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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제 친구 얘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우연히 연락이 되어 술 한잔 기울이며, 친구가 해줬던 그 얘기가 문득 생각납니다.

불과 얼마 전(당시) 실제로 자신이 경험했던 일이라며..

그 친구의 미미하게 떨리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키가 180에 105kg 정도 나가던 내 고등학교 친구..
 
대학교 가기 전에 살을 확 빼서 변신을 하겠다며 수능이 끝난 다음 날부터, 저녁식사 후 매일같이 산에 올랐던 친구.
 
저녁에 산을 오르는 게 위험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전에 보문산이라는 곳이 있는데, 공원도 있고 유원지처럼 꾸며 놓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대.
 
 
산 아랫자락까지는 버스를 타고 간 다음, 오르막 길부터 시작해서 매일 저녁 두 시간씩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오르내리기를 한 달 반쯤 하니까 살이 조금씩 빠져서.. 

드디어 몸무게가 두 자릿수인 95kg 까지 내려왔다는 거야.
 
그때부터 신이 나고 다이어트에 재미를 느껴서 왕복 2시간 코스로 하던 운동을 3시간으로 늘리기로 마음 먹고, 다음 날부터는 인적도 없는 깊숙한 곳까지 더 들어가게 된 거야.
 
 
원래는 약 한시간 거리의 공원이 나오면 되돌아 왔지만,

그 날부터는 인적이 드문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이 서늘해지더니 바로 옆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는 거야.
 
 
부스럭거리는..
 
 
겨울이라 그런지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주변에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괜히 겁을 먹은 상태로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바로 옆에 있는 나무 중턱에 검은 원피스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더래.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려는데 그 여자가 말을 거는 거야.

귀신은 아닌가 보다 싶어서 뭐라는지 들어보니..
 
 
'저기요.. 저 좀 내려주세요.. 저 좀 데려가 주세요..'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가 이상한 생각은 들었지만 도와줘야겠다 마음먹고 그 여자 손을 잡아 부축해서 내려줬대.
 
 
근데 땅에 내려와서도 손을 놓지 않고 더욱 세게 움켜쥐는 여자가 이상해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데..
 
 
갸름한 얼굴 형태도.. 긴 머리카락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킥킥거리는 목소리조차 꽤나 예쁘게 생긴 여자임을 짐작케 했지만, 정작 눈 코 입은 마치 어두운 안개가 낀 듯이 보이지가 않더래.

시커멓게 뭐가 낀듯 전혀 보이지가 않더래.
 
 
그 때 문득 예전에 봤던 인터넷 사이트에 나온 내용이 생각이 났는데,
 
 
'진짜 귀신은 얼굴과 발이 보이지 않는다.' 는 말이었다는 거야. 
 
 
두근대는 가슴을 겨우 진정 시키며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향했는데,

예의 그 시커먼 안개 같은 것이 그 여자의 두 발에 엉겨 있어서 발도 보이지 않더래.. 
 
 
너무 놀라서 손을 뿌리치고 소리를 지르며.. 한 달음에 가로등이 있는 공원에 도착해 숨을 돌리고,

그 길로 집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거의 뛰어 오다시피 하고는 긴장이 풀렸는지 주저앉아 생각했대.
 
 
' 뭐였지? 그게 도대체 뭐였지?? 
 아.. ㅅㅂ.. 내가 요새 먹을것도 제대로 안먹고 운동을 심하게 해서 헛것까지 보이나 보다.
 그래도 괜찮아.. 오늘은 집까지 미친 듯이 왔으니까 살은 평소보다 더 많이 빠졌을 꺼야..
 한 1킬로쯤 빠졌으려나? '
 
 
라고 위안을 삼으며 여느때보다 더 큰 기대를 품고 몸무게를 쟀대.
 
 
근데 참 웃기게도 체중계 바늘은 정확히 100kg 를 가리키고 있었어.
 
 
열심히 운동을 다녀왔는데..

왜 5킬로가 더 쪄서 온 걸까...
 
 
그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했다던 말. 

'귀신은 한 번 잡은 손은 절대로 놓지 않는다' 는 그 말..

진짜였던 걸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해서 엽호판에 종종 놀러옵니다.

그러다가 저도 들려주고픈 이야기들이 몇 개 있어서 술김에 하나 써봤는데 톡이 됐네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저도 얼른 두 번째 이야기를 써보고 싶지만..

제가 지금은 학업에 매진해야 하는 입장이라 자주 쓰면 고구마처럼 생긴 여자친구한테 혼나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이번 글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무서운 두 번째 이야기도 들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판 굼밤 님

http://pann.nate.com/talk/31840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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