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키운 저희집 강아지 얘기를 한번 해볼까해요
때는 제가 기어다니고 있을 시절 아버지께서 조그맣고 하얀 강아지를 데려오셨다고 해요
하얗고 하얀 말티즈 남자아기였는데 배가 뽈록하게 나와서
뚱뚱하다 하여 부모님은 뚱이라 이름을 지으시고 저와 함께 자랐어요
형제가 없던 저는(지금까지도..) 기억은 나지 않지만 뚱이를 꽤 특별히 생각했었답니다.
목욕을 해도 함께 하자고 졸라 욕조에서 함께 물놀이를 하고
밥을 먹어도 바닥에서 같이 먹었다고 하네요..ㅎㅎ
시간은 흘러 흘러 초등학교 골목에서 딱지 치던 시절도 지나 중학교 2학년이 되었어요.
12살이 넘었던 뚱이는 건강이 많이 많이 많이 안좋아졌어요.
그전까진 저와 함께 침대에서 뒹굴고 쇼파에서 엎치락뒤치락 어머님께 같이 혼도나고 했었는데
어느샌가 힘이 없고 줄곧 잠을 자거나 쇼파밑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놀자고 운을 띄워도 산책을 나가도 20분을 넘기지 못하게되었고 그마저도 못할 상황까지 왔어요
뭐랄까 기분이 이..상한게 떠날 것 같다는 마음에 조바심에 더 놀자고 까불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굉장히 건강해져서 쇼파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아니겠어요 그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다시 건강해져서 예전처럼 골프공도 주워오고 침대에서 같이 자기도 하고 아침에 어머니가 꺠우시면
거든다고 앞발로 삵삵 긁고 하는 겁니다..ㅎㅎ 다시 생각해도 행복하네요 뚱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시에 제 용돈은 500원이었는데 돈을 모아본적도 없는녀석이 이틀을 모아 개껌을 사자! 란 철이 살짝 들더군요
애견샵에 가니 천원이었어요 하얗고 우유맛 4개 들어있는 뼈다귀같은 것이.. 이틀을 모으고 학교마치고 개껌을 사서
여느날 처럼 집에 들어갔어요
"형아 왔는데 인사해야지 뚱아~" 하니 대답이 없는겁니다
'엄마가 데려갔나...' 하는데 거실 쇼파에 뚱이가 앞발로 턱을 걸치고 배를 깔고 누워서는 자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야야 형아 왔어 너 줄라고 선물도 사왔담마" 하고 툭툭 쳤는데 얘가 안일어나네요
맘속에서 쿵!!!!!!!!!!!!!!!! 하더니 새카만 콧구멍에 손가락을 갖다대보니 뜨겁게 쉭쉭하는 느낌이 없어요
아 목이 메이네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편안하게
다리아파서 올라가지도 못하는 쇼파에 올라가서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어머니랑 저는 일주일 동안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게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지만 가끔 생각나면 아직도 많이 많이 아주 많이 슬퍼요
좀더 살지 무지개 다리 너머에 뭘 숨겨 놓았길래 그리 빨리 갔나 싶고,,
개의 일생 게시물 보면서 펑펑 울었네요 ㅎㅎㅎ
뚱아 잘 지내느뇨 형이야 니가 가지고 놀던 구멍나서 소리 안나는 뾱뾱이 뼉다귀 장난감 아직도 있다
한번 놀러와라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진짜로
개껌 형이 같이 넣어줬는데 먹엇을려나 모르겠다야
형 지금은 돈 벌어
놀러오면 스테이크 한장 구워줄게 보고싶다많이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