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유증인가 잠도 안오고 술도 마셨고 답답한 이야기도 있으니
이야기 좀 하고 갈게요.
복학을 하고 나서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었어요.
밴드의 보컬이었는데 노래하는 모습이 눈에 박혔고 재미있고 상냥했던 성격에 반했죠.
거의 2년을 고백하고 차이고 고백하고 차이고 했던거 같아요.
결국은 사귀게 되었지만요.
수줍음 많고 몸치에 노는법 모르는 저와는 참 안어울리는 커플이었지만 나름 잘 사귀었어요.
문제는 그녀의 병 때문이었죠.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거든요.
사귀기 전에도 상당히 친했기 때문에 외지에 나와있는 그녀를 항상 챙기는건 저였죠.
같이 병원에 가고, 말 상대해주고, 손이라도 그으면 찾아서 치료해주고, 착란을 일으키면 회복될때까지 옆에 있었고..
사귀고 난 뒤에는 졸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증세가 심해졌죠.
저 역시 졸업을 준비하느라 더 힘들었고요.
현실이든 만화든 이러한 사랑을 이루는 사람을 전 정말 존경해요.
처음엔 아무리 힘들어도 옆에 있는거로 행복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나날이 마음이 깍여나갔어요.
언제나 옆에 있었지만 제 마음은 계속 같지 않았어요.
그걸 그녀도 알고 있었죠.
그렇게 우린 헤어졌어요.
별다른 말없이, 싸움 한번 없이, 웃으며 헤어지고 돌아와 울었죠.
몇년전 이야기죠.
그때도 사랑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도 그렇고
하지만 다시 시작할 마음이 남지 못했어요.
CC 여서 건내들은 이야기는 그녀 역시 제가 다시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 말하진 못했죠.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일하고 있죠.
그러다가 어제 여자를 소개받았어요.
좋은 분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좋은 분과의 만남이 즐거운게 아니라 지침으로 다가오네요.
몇년이 지났으니 이젠 다 잊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누군갈 좋아하고 누군가와 함께하는게 두렵고 지치네요.
앞으로 누군갈 사랑하는게 가능한 생각하니 좀 우울해지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