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의 신자도 없는 사람입니다.
근데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그런 게 있어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상상이 된다고 해야 하나?
아 이 오빠 왠지 폐가 안 좋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문득 들어 이야기하면 엄청난 골초라던가..
초등학교 때 아파트에 살았는데, 1층에 사는 한 살 많은 언니를 보고 무심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니야, 언니는 아줌마 시절이 상상이 안 돼."
그 집 아줌마도 계셨고 우리 엄마도 있었고 여튼..
그러고 그 언니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 .. 죽었어요..
아줌마 시절이 상상이 안 된다는 말을 어머니가 기억하시곤 니는 쪼매난게 뭐 어릴 때 그런 말을 했었냐고.. 그런 말 담부터 하지 말라고 엄청 야단 맞았어요.. 그 언니 죽은 게 제가 고등학생 때였는데도 그 때도 가끔 그런 말을 했는지라.. 저 아재는 이렇네 라던가.. 저 아재는 오래 살겠다 라던가..
그러고 스무살쯤.. 어머니 동창분이 동네에 새로 가게를 내셔서 자주 가게 되고, 그 집 아들도 제가 과외도 해주고 그랬었어요.
집에 와서 엄마랑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 근데 동창 아저씨네 딸은 없어?"
"아니 없다. 왜?"
"아니 그냥 그 집 아저씨 아줌마랑 ㅇㅇ이 (남자애, 당시 고1) 얼굴 보면 한 초6이나 중1쯤 되는 여동생 있을 것 같아.
그 집은 딸 있을 집 같은데 이상하네.."
"가시나 니는 먼 헛소리를 해쌌노.. 그 집 아들 하나다."
그런 뒤 한참 지나서 어머니가 갑자기,
"야야 니 저번에 ㅇㅇ이 집 딸 이야기했제..?"
"응. 왜?"
"그 집 아저씨가 젊었을 때 뇌종양에 걸려서 투병했는데,
딱 니가 말하는 나이쯤에 애가 생겼는데 아저씨가 병 때메 돈도 많이 들고 너무 힘들고 해서 아줌마가 안 낳고 수술했단다.
큰 애 한 세 네 살 땐가 그렇대."
제가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슬쩍 왜 둘째 안 낳았냐고 애 하나면 외롭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다는..
"근데 엄마 그냥 그런 생각 들었는데 그 집은 딸이 있어야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다.. 근데 뭔가 없어..
쟈도 외동할 느낌은 아니었거던.. 그냥.. 신기하네..
아무 말이나 막 못 지끼겠다;; 무섭다;;"
여튼 그러다 그 집 아주머니는 새로 낸 가게 자리 터가 쎄서 안 맞아서.. 반쯤 미쳐서.. 친정 가서 치료 받으시고
결국 두 분 이혼하셨다는...
그 때 그런 이야기 나왔었어요. 아마 딸 있었으면 그렇게까진 안 됐을 꺼라고..
저의 개인적? 실화였습니다..
공포포럼 막 30페이지 가까이 정주행하다가 저도 하나 남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