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책 중 변태와 마주쳤다. 여고를 나와 변태 대처에는 우스운 사람이 됐는데도 무척 불쾌했다. 시력만은 좋아서 멀찍이서 오는걸 지나치니 내 뒷통수에 대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측은한 마음까진 절대 들지 않았지만 정신이상자들을 보면 뭔가가 잘못됐는지 궁금하다.
변태들은 반응을 좋아한다. 단순히 노출증이라면 무시하거나 직면해서 무표정일관하면 그만이다. 조금 무서웠던건 내가 그 상황을 보고나서 충격을 받은건지, 잔상이 남고 흠칫흠칫 잘 놀라게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 또, 그때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차도 옆이었는데도 지나가던 차도 없었다는 것. 성범죄의 충동성과 정신이상자를 고려해보면 내게 어떤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것. 자주 지나던 골목이었다는 것.
가끔씩 친구가 사줬던 새 모양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집을 나선다. 아파트가 단지 초입에서 멀리 떨어져있어 외지기 때문에, 아무리 가로등이 많고 경비원분들이 순찰을 돌아도 인적이 뜸한건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좋지 않은 기억이 되살아나 좀 불쾌하다.
------------
1. 낮에 산책 중 바지 지퍼를 열고 속옷 입지 않은 남자변태와 마주쳤는데 멀찍이서 보고 무시함.
2. 아무런 해도 받지 않았는데 길 다니기가 무서움.
3. 대처법을 알아도 정신이상자는 충동적이니 자주 다니던 길을 돌아가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