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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조가 행복한 '새내기' 지브롤터
게시물ID : humorbest_844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oA*
추천 : 25
조회수 : 5929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2/25 09:20:21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2/24 23:23:45
유로2016 예선전 조추첨에서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독일, 폴란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강국들이 속한 죽음의 D조에서 가장 주목을 끈 팀은 지브롤터 축구대표팀이다. 2013년 5월 24일 유럽축구연맹(UEFA)의 정식 회원국으로 인정 받은 지브롤터는 유로2016 예선전을 통해 국제 무대의 공식 대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지브롤터는 이베리아 반도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은 스페인의 영토인데,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과 연결되어 있는 지브롤터는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입구에 위치해 오래전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져 왔다.

우여곡절 끝에 UEFA의 일원이 되다

지브롤터는 1704년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에 기입했던 영국이 1713년 우트레히트 조약을 통해 할양 받은 뒤 현재까지 영국의 직할 식민지로 유지되고 있다. 스페인은 1964년 영토 반환을 요구해왔지만, 1969년 지브롤터 주민들의 자체 투표를 통해 영국의 보호 아래 자치 정부를 수립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스페인 영토 안에 자리 잡은 영국의 속령답게 지브롤터에서도 축구가 인기다. 1895년 지브롤터축구협회(GFA)가 생긴지 100여년 만에 지브롤터는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지브롤터는 1999년부터 UEFA 입성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스페인의 강력한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축구협회도 독립적인 축구 대표팀 운영을 UEFA에 신청하면서 논란이 됐다.

스포츠중재위원회를 통해 긴 투쟁을 벌인 지브롤터는 마침내 스페인의 반대를 물리칠 수 있는법적 근거를 확보하며 2012년 10월 UEFA의 준회원으로 인정 받아다. 이를 통해 17세와 19세 청소년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2013년 정회원 인정으로 유로2016 예선전부터 세계 축구사의 역사 속으로 침투했다.

길이 5㎞, 너비 1.3㎞, 면적 5.8㎢의 작은 땅에 인구가 3만여명에 불과한 지브롤터는 UEFA의 54개 회원국 중 가장 규모가 작다. 그 동안 각종 친선 경기에서 홈 경기장으로 사용해온 빅토리아스타디움의 수용 규모는 5,000명으로 국제대회를 치르기에는 함량 미달이다. 지브롤터는 빅토리아스타디움을 1만석 규모로 증축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각종 공식 경기를 포르투갈 파루에 위치한 에스타지우 알가르베를 홈 경기장에서 사용한다.

지브롤터에도 프로리그가 있다…대표 선수, 감독 배출

지브롤터는 지난 해 11월 19일 이 경기장에서 슬로바키아 대표팀과 역사적인 첫 A매치를 치렀다. 경기 결과는 득점 없는 무승부. 신생 가입국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지브롤터 대표팀의 대부분은 지브롤터리그에서 18회 우승을 차지한 지역 대 클럽 링컨 레드 임프스 소속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지브롤터 지부로 출발한 맨체스턴 62'도 적지 않은 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해외파도 있다. 스페인 카디스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앤서니 에르난데스, 잉글랜드 위컴과 파즐리에 소속된 아담 프리슬리와 리스 스티치는 비록 하부리그지만 유럽축구의 열강 무대에서 뛰고 있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는 미드필더 리암 워커는 이스라엘 프리미어리그의 브네이 예후다에서 활약 중이다.

가장 익숙한 이름은 무소속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수비수 대니 히긴바텀이다. 올해로 만 36세가 된 베테랑 수비수 히긴바텀은 사우샘프턴, 스토크시티, 선덜랜드, 셰필드유나이티드등에서 프리미어리를 경험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지만 외할머니가 지브롤터 출신이라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었다.

지브롤터 대표팀의 감독 알렌 불라는 지브롤터 태생으로 지브롤터리그에서 축구 선수로 뛰었다. 지브롤터 21세 대표팀 출신으로 슬로바키아 1부클럽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뒤 지브롤터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수비수 히긴바텀의 삼촌이기도 하다.

지브롤터는 매우 작은 나라지만, 프로 리그를 운영 중이다. 프리미어디비전으로 불리는 1부리그가 8개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컨드디비전(2부)과 록컵, 페페레예스컵 등 탄탄한 구조를 갖췄다. 리저브디비전, 레이디스디비전 등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죽음의 조가 더 반갑다

지브롤터 축구 대표팀이 유로2016 예선에서 만나야 할 팀은 독일, 폴란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조지아 등 막강한 팀들이다. 조지아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네 팀은 본선 진출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전력과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브롤터 입장에서는 죽음의 조에 속했다.

하지만 지브롤터에겐 죽음의 조가 오히려 반갑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지브롤터의 목표는 본선 진출이 아니라 경험이다.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을 비롯해 유럽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강국들과의 연속된 경기 경험이 지브롤터에겐 가장 큰 자산이요 기반이 될 것이다. 오는 9월 유로2016 예선전 장도에 오르는 지브롤터는 3월 파로군도, 에스토니아와 친선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열릴 본선에서 만날 일은 없겠지만, 이번 예선전에서 지브롤터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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