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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게이트’의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
ⓒ 이희훈 | |
"그날 우리가 전화기들을 서로 다 없애고 만나서 대화를 나눴잖나. 어떻게 녹음을 한건가?"(최순실)"내가 주머니에 녹음기를 하나 더 갖고 있었다."(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첩보 영화 속 한 장면같은 풍경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판에서 펼쳐졌다.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새 증거가 등장하자 최순실씨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6일 열린 최순실·안종범 9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고영태가 '회장님이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 전화해서 잠원 부근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당시 이들이 나눴던 대화를 녹음한 파일 6개를 증거로 제출했다.
"최순실이 차은택에게 전부 책임 떠넘겨야 한다고 회유"이날 검찰 측의 증인신문에 따르면 해당 녹음파일에는 최씨가 이 전 사무총장을 회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녹음의 대부분이 최씨의 발언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검사가 "최순실씨가 차은택에게 전부 책임을 명확하게 떠넘겨야 언론에서 문제삼지 못한다고 회유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네" 라고 답했다. 그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성한씨가)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고 해야 문제가 안 된다고 회유한 적 있느냐"는 검사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검찰 조사 등에서 자신이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한 바 있다. '미르재단 운영은 차은택', '케이스포츠 운영은 고영태'가 최씨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그 논리를 뒤집는 추가 증거가 나온 셈이다.
결국 최씨는 재반대신문 기회를 얻어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신문에 나섰다. 최씨가 받고있는 공판 통틀어 그가 직접 질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사자인 최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신문 초반에 재판부를 향해 빠르게 하소연성 발언을 이어가자 재판부가 "증인에게 질문 형식으로 말하라"고 바로잡아주기도 했다.
최순실, 고영태, 이성한 셋이 서로 녹음이 두려워 휴대폰을 차에 두고 밖에서 대화를 했는데 이성한이 만약을 위해 녹음기를 준비해 간것이네요.
아마 최순실의 성격을 알고 대비한 것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