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겨울로 넘어갈려는 11월의 늦가을
어느 평범하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새벽 6시경 해는 뒤늦게 나올려는지 세상은 어슴푸레하고 간간히 불켜져 있는 집들과 뜨문뜨문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
차갑고 차분한 공기 속 조용하게 활기찬 아침을 시작하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아침을 깨부시는 거대한 폭발음이
아파트 단지를 뒤흔들면서 하늘에선 유리파편이 사정없이 바닥에 떨어진다.
매캐한 연기가 아파트 단지를 뒤덮으며 사람들이 혼비백산 집밖으로 뛰쳐나온다.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들이 모두 위를 향해 보고있다. 3라인 제일 윗집에서 불기둥과 함께 검은 연기가 마구나오고 있다.
핸드폰으로 그모습을 찍고 있는 총각
아침부터 이게 뭐냐며 짜증내는 아가씨
어디론가 전화하는 아저씨
저걸 어쩌냐고 발을 동동구르는 아줌마
길게만 느껴지는 수분이 지나 패닉상태의 동네사람들앞에 몇대의 소방차가 도착해서 진압을 하고 경찰들은 어수선하게 정리를 한다.
저멀리 언제 단종됐는지도 모를 자가용이 아파트에 들어온다.
차안에선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을 기르고 언제 갈아입었는지 모를 꾀죄죄한 검은색 잠바를 입은 진형사가 차에서 내리며 투덜거린다.
진형사 : "아침부터 이게 뭔 지랄이야! 이놈에 동네는 주차할데가 없네! 썅!"
곧장 3라인 제일 윗집을 향한다.
그곳엔 이미 감식반과 감식반의 장형사가 도착해 있다. 진형사는 미간을 찌뿌리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진형사 : "범인은 그래도 과학보단 육감으로 잡는거야"
장형사 : "에이~ 진형사님! 육감으로 잡는 시대는 지났다고요~ 이젠 과학수대의 시대라니깐요~ 자꾸 그러시네~ㅋㅋㅋㅋ"
진형사는 짜증내면서 장형사에게 말한다.
진형사 : "나 5일 밤낮으로 잠복하다 강도ㅅㄲ 겨우잡고 이제 발 좀 뻗고 자는데 뭐 불난 집이 특이할게 있다고 아침부터 불러! 썅!"
장형사 : "진형사님이 우리 서에서 제일 육감적이시니깐 한번 와서 보셔야 될꺼같아서 전화드린거죠~
진형사 : "이런! 18! 너 나 놀리냐! 나 그냥 가버린다!"
장형사 : "에헤이~ 가시더라도 제 얘기듣고! 현장보고! 그런 다음에 결정하세요~"
진형사 : "이런 나이트 삐끼같은 ㅅㄲ! 알았어! 뭔데! 별거아니면 넌 나한테 죽는다!"
장형사가 진형사를 데리고 안방으로 향한다. 방안은 온통 검은 그을음으로 뒤덮혀있고 두사람이 누워있던 흔적만 남아있었다.
장형사는 시신의 사진이라며 보여준다. 사진엔 그을려진 두명의 남녀가 손을 잡은 채 반듯하게 누워있는 사진이였다.
장형사 : "동반자살현장인데 뭔가 이상해요 그래서 오시라고 한거예요"
진형사 순간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안방을 둘러본다.
진형사 : "이집 가족사진없어? 주인부부인지 먼저 좀 보자"
장형사는 화장대에 있던 작은 액자를 진형사에게 보여준다.
사진엔 40대의 초중반의 부부와 예닐곱살은 되보이는 두명의 아이가 무더웠던 여름 be the reds빨간티를 입고 활짝 웃고 있었다.
진형사 : "시신은 주인부부같은데 애들은 어딨어? 딴방에 있어?"
장형사 : "그게 이상해요. 보통 가족동반자살은 애들까지 같이 죽잖아요. 근데 애들이 없어요. 시신 콧속안에 그을음이 있고.... 아무래도 불이 난 후에도 살아있었던거 같아요."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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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게에 처음 올려보는 글입니다.
어줍잖은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