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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사태에 늦은 여왕벌이...
게시물ID : freeboard_8450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조교씨
추천 : 6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15 00:30:52
우선 긴 넋두리 전에 제가 쓰는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여자들은 다 그래 등의 일반화를 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그냥 이번 여시사태에 대해 여자로 느껴지는 바를 몇가지 적어보려합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를 드리자면 여성시대 슬로건인 '20대 여성'들을
확률적으로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여대에서 제 20대 전반을 바친 사람입니다.
대학 5년 대학원 3년으로 총 8년 동안 울고 웃었습니다.
 
여대에서 학생회, 과대, 조교 크리를 타면서 학생들에게 여대를 다니면서 불만인 점이 뭐냐?라고 물으면
거진 다 '개인주의'라고 답했던거 같습니다.
다른 공학처럼 우리과 후배라고 아껴주는 문화도 없고
사회에 나가서 소위 학연이라는 영향력도 적었으니까요. (없다고 말한게 아닙니다. 일반화 ㄴㄴ해)
실제 예로 친구가 직장에 들어가서 2년정도 일하다가 같은 부서에 계장님이 같은 여대인걸 알았다 싶을 정도로
학교란 내가 나온 학교일뿐이지 우리가 나온 학교로의 의미는 적다고 생각되더라구요.
이러한 개인주의문화로 저희 과에서는 과대 1년에 휴학 1년은 코스라고 할 정도로 참 힘들었습니다.
 30명 오겠다 신청받고 시작한 행사에 전날 취소,당일 취소 등으로 8명이 온 웃픈 사례들도 종종 있었으니까요.
 
물론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제가 조교 생활을 하며 그 장점이 가장 부각되었는데요.
컨닝 할수도 없고 해도 알아서 잡아다 줍니다.
누군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걸 가장 싫어하기에 컨닝을 돕거나 하는 행위 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더라구요.(이것 역시 케바케입니다)
교양수업중 한 교수님이 웃으면서 말씀해주신 일화중에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어느 한 수업에 한 친구가 컨닝페이퍼를 작성해서 몰래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눈치채지 못하셨고 그 자리에서 '저 친구가 컨닝을 했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는 없었지요.
 하지만 시험 끝나고 수많은 익명으로 몇번째 좌석 무슨 옷과 어떤 옷을 입은 친구가 컨닝을 했다는 쪽지와 메일, 문자등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 중에 하나는 익명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피해보는건 싫고 쟨 쌍년이니까 벌을 받아야해. 하지만 내가 꼬질렀다는게 알려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쪼잔한 애라고 욕먹을지 몰라.
뭐 이런 마음가짐 아니었을까요.(이건 제 상상일뿐이라고 해두죠)

이전까지 제가 아는 여성들은 자신의 걸고 자신의 의견을 낸다는 것이 무슨 불문율처럼 존재했거든요.
아마도 의견을 제시하는것=피해를 입는다면 내가 가장 먼저 입을 것이라는 묘한 생각의 고리가 있는거같았습니다.
허나 신기하게도 익명이 보장된 공간에서는 참아왔던 모든 욕망과 의견을 표출되는군요.

야설쓰신분. 당신은 그러한 생각을 타자가 아닌 입 밖으로 주변 사람들과 즐거이 담화하실 수 있습니까?
쟤 엄청 밝히는 애래. 쟤 원나잇하는 애래. 쟤 자위하는 애래.라는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
물론 저런 예들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존재하는 색안경이 있는건 사실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여성시대가 익명성이 풀리는 순간 철저히 개인주의로 돌변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벌써부터 탈퇴하고 난몰랑으로 대처하고 있으신 분들도 계시니까요.
 
어찌보면 여자는 태어날때부터 '차별받아온 지금까지도 차별받고 있다.'는걸 교육받고 자란거같습니다.
물론 차별이 없는 평등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차별 있지요. 많습니다. 유리천장?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고쳐져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20대 여성분들 지금까지 여성인권을 위해 싸워오신  사오십대 여성분들보다 더큰 차별을 겪으셨습니까?
제가 모시는 교수님과 교정을 걸을때 잔디공원에서 당당히 담배를 피는 여학생들을 보며 지나가시면서 세상 참 좋아졌다면서
70년대 자기 학교다닐땐 여자가 담배 들고있으면 모르는 남자가 와서 싸대기 때려도 잘했다고 칭찬받았었다고 말입니다.

충격적이었죠. 계란 한판의 나이지만 저런 대우를 받아보진 못했으니까요.
 우리가 상상한것이상으로 모진 차별과 시련 속에서 후시대 여성들을 위해 싸워서 일궈낸 역사입니다.
어떤 연예인이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 만화에서 여자의 머리채를 잡았다, 여자는 야동도 못보냐!의 울부짖음을 위해  
여성인권신장을 이루신게 아니예요.

당신들이 당신들의 익명공간이 부서질까 무서워 아몰랑 모래산장을 쌓는지금 지금까지 일궈낸 여권신장이 한순간에 스러져갑니다.
이제부터 온라인상에서 여성인권...이란 말만해도 바로 여시꺼지삼 이런 반응이겠죠.
그나마 그 말에 귀기울여주던 사람들 모두를 적으로 돌렸어요.
남자가 하는거 나도 다할꺼야! 원나잇도 하고! 야동도 공유하고! 갑이 하는 나쁜짓을 하는 짓을 을도 하게 해달라. 이것밖에 안돼요.
나쁜짓은 남자도 여자도 하면 안되는거고, 사람이기에 하면 안됩니다.

멀리봐주세요. 익명성이 풀리는 순간 뿔뿔히 흩어질꺼잖아요...익명성이 풀리는 순간 무서울정도로 개인화될꺼라고 생각해요.
 현재 여성시대는 '익명성'과 '공동체지향'으로 뭉쳐있는데 이제 법원이며 뭐며 당장 당신의 실제 생활에도 영향을 주겠지요.
익명성이 풀린 그때도 '나는 여시회원이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말이 길었지만 요지는 이것입니다.

당신들의 좁은 입지를 살리기위해 당신들 이외의 모든 여성의 설 공간을 없애고 있다는거 알아줬음 좋겠어요.
어느 분이 말씀하셨다시피 인터넷 커뮤니티에 당신의 인생을 걸지마세요.
뭐 그건 본인의 선택이긴 한데 당신들 밖에 진정으로 차분한 20대 여성들의 인생까지 싸잡아 평가절하당하게 하지마세요.
당신들은 20대 여자들의 대표가 아닙니다.
 
 

3줄 요약
1. 나도 아제처럼 글 잘쓰고 싶엉.
2. 가독성 없는 글 죄송.
3. 아몰랑.
 
 
아침에 썼는데 그 사이 사태 변화가 엄청 많았던건 안비밀...
문제시 빛삭
출처 내 좌뇌,우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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