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는 100년 넘은 벚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그 벚나무가 꽃을 피우면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다만 괴상하게도, 그 귀신에 대한 소문은 "벚꽃무늬 기모노를 입고 있다" 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다.
목격한 사람에 따라 남자인 경우도, 여자인 경우도 있고, 어른이라는 사람도, 아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는 미라나 해골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나 역시,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와 함께 그 귀신을 봤다.
나를 포함해 여섯 명이 함께 있었는데 그 중 나와 A, B 세 명만 귀신을 목격했다.
점심시간에 다같이 놀고 있는데, 갑자기 A가 벚꽃나무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벚꽃무늬 기모노를 입은 남자애가 있어! 유치원생인가?]
그 말에 나도 벚꽃나무를 바라봤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인건 벚꽃무늬 기모노를 입은 예쁜 어른 여자였다.
곧이어 옆에서 B가 작게 비명을 질렀다.
다른 세 친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지, 그저 우리와 벚나무 사이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계속 바라보고 있자, 귀신은 씩 미소지으며 이리 오라고 손짓하기 시작했다.
[무슨 손짓을 하고 있는데?]
하지만 A와 B의 말이 각각 나와 달랐다.
A는 이 쪽은 보지도 않는다고 하고, B는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B는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일단 내 눈에는 여자 밖에 안 보이는데다 무서운 분위기도 없었기에 나는 다가가보았다.
그러자 귀신은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나와 맞춘 후, 벚꽃나무 쪽을 가리켰다.
귀신이 가르킨 쪽을 보자 흰 나비가 2마리, 얽히듯 날고 있었다.
이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싶어 눈을 돌리니, 어느새 그녀는 사라진 후였다.
나중에 B에게 물어보니 B는 벚꽃무늬 기모노를 입고 두 다리로 걷는 개 요괴를 보았다고 한다.
그 후 지금까지 나는 물론이고 A도, B도 벚꽃나무 귀신은 본 적이 없다.
보는 사람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귀신이라는 건 정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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