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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소설.TXT 한화이글스
게시물ID : baseball_82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링고★
추천 : 10
조회수 : 170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7/19 03:02:12
가을야구를 본지도 어느덧 8년째.. 그렇다 난 한화이글스 팬이다.  

나는 오늘도 다짐을 한다. 내가 오늘도 야구를 보면 사람이 아니다.  

다시는 안보겠다고 맘을 먹었지만 시계바늘은 어느새 5시50분을 지나고 있다. 난 또 무언가에 이끌려 쇼파에 앉아 TV를 켰다. 아..맨날 야구 모른다는 양반이 나온다. 그래 오늘은 모른다. 오늘은 이길지도.. 

라면물을 올렸다. 라면물이 끓기도 전에 점수를 내줬다. 씨X.. 김혁민 니가 관우냐? 라면물이 끓기 전에 나갔던 주자들이 들어온다. 일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라면은 고사하고 벌써 담배는 세 개째다. 

마약같은 한화 야구.. 이제는 정말 끊고 싶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아버지는 왜 날 대전에서 낳으신걸까.. 아무런 죄도 없는 아버지를 잠깐 원망해본다.  

바보같은 생각이 계속 든다. '이 참에 삼성팬을 해볼까나?', '요즘 NC가 잘나가던데..' 아니다 그래도 그건 아니다. 내가 야구를 끊으면 끊었지.. 이래봐도 나 빙그레 어린이회원 출신이라고.. 후훗.. 정민철, 송진우, 장종훈...20년도 지난 얘기다.  

사회가 이제 막 지났다. 벌써 12대0이다. 아.. 고민된다. '무한도전을 봐야하나.. 오늘 내가 좋아하는 희애누님 나온다던데..' 리모컨을 만지작거리지만 차마 돌릴순 없다..  

아빠 오늘은 한화가 이기겠지? 하며 마누라와 쇼핑을 갔던 아들녀석이 돌아왔다. 들어오자마자 내 옆 쇼파에 앉아 묻는다. '아빠 한화는?'  

자식새끼만은 한화팬 안시키겠다고 마누라와 약속했었다. 그러나 아들녀석이 다섯살이 되던해에 난 마누라 몰래 어린이날 선물로 류현진 유니폼을 아들에게 선물했다. 난 진짜 죽일놈이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들 녀석 표정이 좋지 않다. 마누라는 작년부터 두산팬이 되겠다고 나에게 변절선언을 했다. 정수빈이 귀엽다나 어쨌다나.. 사랑이 어찌 변하나.. 한화도 잘생긴 놈들 많은데..  

카메라는 연신 덕아웃에서 궁시렁거리는 노인네를 비쳐준다. 벌써 열 번은 넘게 본거같다.. 집에서 손주녀석들 재롱보시면서 쉬셔야 하는데 도대체가 그럴 생각은 없어보인다. '아빠 저 할아버지 야구 잘해?' 아들 녀석이 묻는다.  

타자는 이승엽, 투수는 선동열, 야구는 이종범, 혹사는 김응용..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 7살짜리가 뭘 알까.. 으응.. 잘 해... 

파이팅을 연신 외쳐대던 아들녀석도 어느덧 지쳐 잠이 들었다. 이제 더 보는건 정말 건강에 좋지 않을꺼같아 밖으로 혼자 나왔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늘은 무심하시지.. 어찌 류딸을 데려가고 코끼리를 주셨단 말인가.. 문뜩 1999년 어느 10월이 떠오르는 밤이다.

출처-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770973&cpage=&mbsW=&select=&opt=&key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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