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12차 변론] 헌재, 양쪽에 23일까지 최종 입장 정리 요구-최종 심판일정 들어가나?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심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칼을 빼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일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서 대리인단을 통해 '소추사유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탄핵 사유를 모두 부인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9일 12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의 입장 가운데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면서 10여 분 동안 질문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의 대표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제가 드린 질문에 하나도 답변을 못했다"
이중환 변호사의 질의응답 중 '알아보겠다, 확인해보겠다' 반복....심판기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모르는 내용뿐..
강일원 : "이해 안되는 게 있다. 첫 번째 공무상 비밀 누설 행위다. (박 대통령이 '2013년 상반기 비서진 및 각료들이 모두 구성되고 비서진들의 업무가 능숙해지면서 최서원(최순실이 개명한 이름)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하는 경우가 점차 줄었고'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2013년 8월 김기춘 비서실장이 교체돼서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로 보인다. 8월 이후에도 기록이나 증거를 보면 많은 자료가 정호성을 통해서 최서원에게 전달된 것은 사실이다. 2013년 8월 이후에 정호성이 대통령인 피청구인 뜻에 반해서 임의로 자료를 전달했다는 것인가. 그 부분이 좀 애매하다. '점차 줄었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라고 했는데, 점차 줄었다는 것은 8월 이후에도 일부는 전달했지만 점점 줄였다는 것인가.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러니까 정호성 혼자 한 것인가."
이중환 : "'말씀자료, 담화문 등의 (전달) 비율이 점점 줄었다는 표현이고, 나머지 자료를 보내라고 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강일원 : "그러니까 말씀자료만 보내라고 말했고, 그 외에는 정호성이 임의로 보냈다는 말인가.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지난번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증언했는데, 이렇게 중요 기밀들이 오갔는데 민정수석실에서 바로 체크되지 않나. 어떻게 오랫동안 체크가 안됐나."
이중환 : "한 번 알아보겠다."
강일원 : "혹시 그동안 부속실에 있는 비서관이라 해도 2014년 12월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피청구인이 청와대 외부 유출을 국기 문란 행위라고 강력히 말했다. 감찰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이후에도 많은 자료 나갔다. 그 부분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설명·답변을 해 달라."
이중환 : "추후 답변하겠다."
강일원 : "권한 남용과 관련해서는 피청구인의 답변을 보면 국정 과제와 관련해 좋은 취지에서 재단을 만든 것이라고 답변했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이 업무가 문체부나 교문수석실의 업무로 보이는데, 왜 경제수석에게 맡겼나?"
이중환 : "업무 진행속도에 진척 없어서 경제수석실에 이관했다."
강일원 : "누차 의문을 드렸는데, 큰 재단을 설립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출연 받고 임원진은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설계도가 있지 않겠나. 구체적인 답변은 없지만, 재단 설립 관련 자료를 정호성으로부터 받아 안종범에게 건네줬다고 했다. 받았다는 자료가 지금까지 나와 있는 증거에 따르면, 최서원이 만든 자료로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최서원이 면접했던 사람들 자료다. 최서원이 만든 자료를 피청구인이 어떻게 받았나. 정호성이 가져다줬다는 것인가."
이중환 : "(대통령이) 현재까지 기억 못하고 있다."
강일원 : "경제수석실, 교문수석실이나 정부부처에서 만든 서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서원이 전달했다면, 대통령이 정호성에게 받았더라도 그동안 보던 서류가 아니었을 것이다. 청와대 수석도, 문체부도 만들지 않은 서류를 그대로 실행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그 부분을 확인해 달라."
이중환 : "알겠다."
강일원 : "이런 문제 생긴 이후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했다면 별 의문이 없었을 것이다. 재단 설립이 문제가 되자, 피청구인 뜻인지 분명치 않지만 안종범 수석은 관련된 사람한테 '증거를 없애라', '청와대 관련 얘기를 일체 하지 말라'고 했다. 그에 따라 관계자들이 청와대 압력 때문에 국회에 가서 위증했다. 실제로 오늘 나온 사람(증인)들도 처음 조사 받을 때 거짓말을 했다고 하고 있다. 대통령 공약을 시행하는 좋은 사업이었는데, 왜 경제수석이 증거를 인멸하고 위증을 지시했나. 확인하지 않았나."
이중환 : "솔직히 말하면,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 수사 기록을 다 읽어보고 증인 신문 사항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강일원 : "그게 아니라 피청구인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공약을 실천하려고 지시한 것인데, 이게 문제가 되면 '그게 아니다'라고 해야지, 청와대 수석이 위증을 지시하고 증거를 인멸해서 구속까지 되지 않았나. (대통령이) 뭔가 답답하다는 말을 했을 것 같다."
이중환 : "그 부분에 대해 약간 얘기를 들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
강일원 :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피청구인 대리인이 말하는 것과 너무나 모순된다. KD코퍼레이션 관련해서도 '최서원과의 관계를 몰랐다', '정호성에게 보고 받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호성은 최서원한테 받아서 피청구인한테 보고했다고 말하고 있다. 피청구인이 KD코퍼레이션과 최서원의 이해관계를 몰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KD코퍼레이션을 괜찮은 회사로 소개한 게 최서원이라는 것도 몰랐다는 것인가."
이중환 : "그렇다."
강일원 : "그러면 누가 소개한 것으로 알고 있나."
이중환 : "(대통령은) 그냥 기술력 뛰어난 기업체로 알고 있다."
강일원 : "정호성이 그런 일을 하나?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를 알아보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을 부속실에서 하나."
이중환 : "좀 더 확인해보겠다."
강일원 :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K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유망한 중소기업이다', '아주 실력 있는 업체다'라고 알았는데, 오늘 증언에서도 나왔지만 실상은 다르다. 더블루K 직원은 고영태와 여직원 한 명씩밖에 없는 회사다. 이런 회사가 대통령에게 아주 실력 있는 업체로 보고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위 보고다. 이런 허위 보고가 어떻게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건가. 그 경위도 좀... 심각한 문제 아닌가. 그리고 이동수·신혜성씨와 관련해, 대통령이 (두 사람은) 아주 유능한 전문가니까 경제수석을 통해서 취업을 얘기해줬다고 말했는데, 그런 사례가 있나. 예를 들면, 유능한 인재를 정부 위원회에 쓰거나 정부의 공적인 사업에 투입하는 것은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대통령이 경제수석의 보고를 받고 사기업에 취업시켜라 하고 지시했다는 취지인데 이상하지 않나. 전례가 있나."
이중환 : "알아보겠다."
강일원 : "대리인들이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정리)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제가 드린 질문에 하나도 답변을 못했다. 빨리 답변 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