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에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충청남도에서는 안희정이 도지사로, 강원도에서는 이광재가 도지사로, 경상남도에서는 김두관이 도지사로 당선되며 이른바 '노무현 키즈'가 부활했다는 세평이 따릅니다. 이명박이 크게 부러워했다는 전언도 있을 정도였죠. 대선 패배로 '폐족'을 선언한지 불과 2년여 만이었습니다.
오늘 새벽부터 안희정 지사와 관련해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와 아래의 사진을 mb와 안희정, 이광재만 보이도록 잘라 편집한 것을 엮어 무슨 큰 음모가 있는 것마냥 '썰'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2010년 9월 17일 충남 부여 '2010 세계대백제전' 행사에서 찍은 겁니다.
무슨 사모임에서 작당모의하며 찍은 사진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과 충남도지사, 강원도지사라는 공적관계로 만나 찍은 사진인 것입니다.
갓 당선된 초선 도지사가 도정을 이끌면서 중앙정부의 수장인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방정부로써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데요. 수백만명의 도민에게 내건 공약도 정책도, 도지사라는 소임도 모두 버리고 대통령하고 원수불목해서 중앙에서의 지원이 작살나야 옳은 겁니까?
안희정과 이광재는 노 전 대통령이 키워낸 '정치인'입니다. 정치라는 틀 안에서 실적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이죠. 게다가 그들은 불과 2년 전에 망한 정권, 실패한 정권이라 평가받으며 처참하게 정권을 내어준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즉 '친노'라는 정치적 가치관을 살릴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한 도지사가 되어야 했습니다.
2010년 당시는 아직 문재인 전 대표가 정치할 생각도 않던,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던 것을 감안해보면 안희정과 이광재는 이후 정치적으로 성공하여 노무현을 재평가받게 해야하는 이른바 '친노'의 명실상부한 대표 정치인이었던 것입니다.
그저 얼핏보면 도저히 이해 못 할 것 같지만 저 사진 속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앞에 설명한 맥락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인 겁니다.
연결되지 않는 사실들을 구체적 확증없이 열거하여 한 인간을 매도하는 것은 쉽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인생 자체가 그런 유언비어와 마타도어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죠. 한 사람에 대해 그저 단순히 좋고 싫음을 기준 삼아 인생 자체를 매도하지는 맙시다. 그리고 의혹을 제기할 때는 부디 우리 모두 신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