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가 만났던 대통령 노무현
게시물ID : sisa_772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엔디에스
추천 : 10
조회수 : 6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12/11 11:46:07
이제 당신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일도 없겠죠..
이제 당신이 겪는 역경을 보며 한숨 쉬는 일도 없을 것이고 
더 이상 당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바라 보며 발을 동동 구르지도 않겠지요..
정말 당신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난 사실 정치에는 넌더리가 났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관심조차도 없었습니다.

87년에 민주 항쟁이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겨우 민주주의가 싹을 피우려 하였던 그시절이였습니다. 
그런데 양김의 무모했던 권력욕구로 인해 다시 움츠려 들었고 TV에서 노태우와 김영삼과 김종필이 나란히 서서 있던 그날..
더이상 정치는 나에게 희망의 대상이 아니였습니다.
그것은 공포였습니다. 

민주주의 엿이나 먹으라 했습니다.
동서화합 웃기지 말라 그랬습니다.

더 이상은 시대의 양심이니, 상식이 통하는 사회니 하는 돈 한푼 안되는 소리에는 귓구멍을 막고 살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살았습니다.

정치라는 말만 들으면 진저리가 나고, 정치인만 테레비에 나오면 욕지거리가 났습니다.
정치인은 나에게 그저 술자리의 안주거리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였습니다.

그러다가 나는 우연히 당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더러운 판에 끼어 있는 당신이 참으로 신기 하였습니다.
부산에 가서 8년동안 내리 떨어지기만 하였던 주제에 무슨 정치를 하겠다고 저렇게 버티고 있던지.. 
저런 바보같은 정치인이 아직도 정치판에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만 생각했던 당신이..
조금씩 조금씩 내가 묻어두었던 그 무언가를 자극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겨우 아물었던 상처를 다시 긁어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왜 그랬는지요..

그냥 혼자서 그 잘난 조세 변호사나 하며 잘 살것이지.. 왜 인권 변호사로 노동자들의 일에 뛰어 들었냐 말입니다.
남들 다가는 합당의 길에 뭐 한다고 혼자 남아서 잘난 척 하였나요? 

지역감정을 깬다고요?
서울 종로에서 적당히 단맛이나 느끼며 살 일이지 뭐하러 떨어질게 뻔한 부산에 갔냐 말입니다. 

적당히 언론들과도 타협도 하고 아부도 좀 하시며 편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하시지.
뭐하러 그리 힘들게 사셨습니까? 

왜 그리 돌아가셨습니까?
남들은 다들 흙먼지를 덮어 써더라도 잘살기만 하는데.. 당신 곁에 묻었던 그 티끌의 먼지도 왜 용납을 못하셨습니까? 

그런다고 세상이 바꼈습니까?
당신처럼 그리 산다고 사람들이 알아주기나 하냐 말입니다..

난 정말 당신을 잘 몰랐습니다..
당신이 남들과 달라 특별해서 그리 했던게 아니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친일 청산법을..
사학법을..
연금 개혁을..
그리고 개헌을 시대에 요구 하였을 때도..
당신의 따님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아이를 낳으로 돌아올때도..
그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닌 당신에게 있어 그저 당연히 해야 될 상식이기 때문이였습니다.

상식과 원칙을 숙명처럼 붙들고 계셨던 바보같은 당신..
당신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나도 무섭고 힘들지만, 우리들이 함께라면 반드시 할 수 있어."
마치 당신은 살아 계실때 나에게 그리 말하였던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바보같은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외롭게 만든 나같은 사람이 바보였습니다.
당신은 이제 여기에 없습니다.
모질고 모질었던 당신의 그 길이 그리 끝났습니다...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힘들게 남겨두고 간 그길이.. 여전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아니 다시 먼길을 돌아돌아서 언제 닿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당신으로 인해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여전히 당신의 가치가 겪는 역경을 보며 한숨 쉴것이고..
여전히 당신이 만든 그길을 바로 보며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를겁니다.

그길은 이제 당신만의 길이 아니라 우리들이 함께 걸어가야할 그 길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