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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밤 늦은 산길에서 겪었던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47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이바이데이
추천 : 10
조회수 : 302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25 20: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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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도 같이 올렸는데 무섭지 않고 내용을 위한 이미지임을 알려 둡니다.



간만에 글 올립니다.

 

연말 연시라 바쁘기도 했고, 자꾸 귀신 얘기 올리니까 언제부턴가 
또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ㅠㅠ

 

방에 혼자 있는데 자려고 티비를 끄는데 티비에 누가 비친다던가 이런거요.

 

이번 이야기는 대학생 때 부모님 공장 일 도와드릴 때 일입니다.

 

 

 

 

저의 부모님은 공장을 운영하셨습니다.

 

보통 공장은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산 안쪽에 세웁니다.

 

콤프레셔나, 각종 기계들 소음이 꽤나 크기 때문이죠.

 

우리 공장도 남양주의 산골안에 공장이 밀집해있는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인적이 끊기고 공장 자체도 산 바로 옆에 있어서 직원들이 
퇴근하면 공장 인근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밤늦게 넓고 컴컴한 공장에 들어가면 으스스했었습니다.

 

그것도 공장이 익숙해지고 나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지만요.

 

고등학생때부터 공장일을 도와드리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몸을 써서 도와드린건

 

대학에 진학을 하고 몸이 좀 영글었을 때부터였습니다.

 

대학 재학중 방학 기간에는 알바보다는 부모님 공장에서 일을 도와드리곤 했습니다.

 

공장이 작은 편이라 직원이 6~7명이다 보니 저라도 도와준다면 많은 힘이 됐죠.

 

제품나온거 납품하는 것도 도와드리려 1종 보통면허도 따서 
남양주부터 부산까지 수십번 왔다갔다도 하고요.

 

 

 

그날도 제품을 납품하고 밤늦게 차에 실린 나머지 짐을 공장에 내려놓고 
퇴근 하려 공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서울쪽에서 남양주로 접어들어 공장이 있는 동네로 들어가려면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1차선 로를 쭉 내려가야하는데,

 

가는 길에 주유소가 하나있었습니다.

 

인적이 드믄 길인지라 밤 10시쯤되면 주유소는 문을 닫았죠.

 

보통 장거리를 뛰면 혼자서 운전을 하면 졸음이 올 수도 있고 
피곤하기 때문에 2명이 교대로 운전을 했는데

 

그날도 공장 동생과 저랑 둘이 부산에 갔다오는 길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제가 운전을 했기에 동생이 좀 쉬라면서 자기가 운전대를 잡더군요.

 

차도 수동인지라 피로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조수석에 앉아서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가는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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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고불한 고개를 넘어 주유소 앞을 지날때 쯤이었는데 창밖을 보면서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주유소 앞 간판 위치에 여자가 한명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겁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놀래서 여자친구한테 금방 전화한다고 하고 끊고는

 

"야, 차 세워봐."

 

그때 동생은 노래를 틀어놓고 신나게 따라부르고 있었죠.

 

"응? 왜?"

 

차가 순간적으로 지나가서 자세히는 못봤는데 그 여자분이 
주저앉아서 바닥에 떨어진 뭔가를 줍고 있길래

 

'아, 무슨 변을 당한건가보다. 이런 으슥한곳에 여자 혼자 있을리가 없다.'

 

라고 생각을 해서 동생보고 급히 차세우라고 한것이었습니다.

 

동생은 심각성을 모르고 몇번을 되물으면서

 

"형, 왜 그러는데?"

 

하면서 한참을 가는 겁니다.

 

주유소가 안보이는 곳까지 가고 있자 저는 다급해서

 

"야 이새끼야 차 돌리라고!! 저기 주유소에 여자 쓰러져있는거 못봤어?!"

 

하고 동생한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제서야 동생은 놀라서

 

"여자가 쓰러져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 빨리 차돌려서 주유소로 가!"

 

동생은 아무말 없이 차를 돌렸습니다.

 

차를 돌려 산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주유소 앞에 갔는데 아까 그 여자가 없는 겁니다.

 

차를 세우고 저는 차에서 뛰어내려 인근을 삿삿히 뒤지고 있는데 동생이

 

"형!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빨리가자! 응? 형 얼릉 와! 가자!"

 

하면서 재촉을 하는 겁니다.

 

저는

 

'이상하다? 분명히 봤는데....?'

 

하면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계세요?" 하고 소리도 질렀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죠.

 

혼자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러면서 차에 타니까 동생이 차문을 잠그면서 차를 돌리더군요.

 

근데 차 방향을 돌리는 그 짧은 순간에 산 위부터 안개가 내려오면서 
바로 앞 5m도 안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그 여자가 어디갔을까 하면서 생각하고 있는데

 

동생은 아무말도 안하더라고요.

 

겨우 산을 내려와 다른 차도 보이고 그러니 그제서야 동생이 입을 뗐습니다.

 

 

 

"형. 아까 왜 그랬어."

 

"아...;; 미안 내가 잘못 봤나보다."

 

"어, 형, 거기에 진짜로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못봤어. 
근데 갑자기 형이 막 사람 찾는다고 내려서 
그러니까 무섭더라. 
나 내려오면서 백미러 한번도 못봤어."



그러면서 덧붙이더군요.

 

"형, 만약에 형 혼자 공장 오는 길이었으면 진짜 큰일 났었을것 같다."

 

그때 아마도 제가 공장일을 하면서 기운이 허해서 헛것을 봤는것 같은데

 

동생 말대로 혼자 그 일을 겪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동생이 재촉을 하지 않아서 조금만 늦게 차에 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출처 다음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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