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에피소드인데요...(에피소드라고 표현하지만 떠올리고 싶지않은 끔찍한 기억)
5학년 겨울방학을 맞아 엄마 손을 힘차게 잡고
진짜 남자가 되기위한 1단계. 고래를 잡으러 시내에 있는 포경계의 화타라고 칭송받는 분에게
갔죠.
씩씩하게 화타앞에서 저는 일련의 검사를 맡고 당일날 바로 수술을 결정했어요.
남자네. 씩씩하네. 사나이네.하는 간호사 누나들의 응원에 힘입어 수술대까지 거침없이 달려갔죠.
이윽고 화타께서 들어오셨고 제 소중이에 두 방의 주사를 놓으시면서
이제 곧 제 똘똘이는 감각이 없어진다더군요.
정말로 3분여 만에 제 중심부위는 팔목을 오래 잡고 있으면 피가 안통해서 침바르고 전기온다고 하는 그 느낌처럼 변했죠.
생전 처음 부분 마취라는걸 경험한 저는 신기하면서도 이제 곧 진짜 남자가 될 생각에 벅찼습니다.
아쉽게도 제 소중이가 어떻게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는지의 과정을 화타께서 가려주신 가림막 덕분에 목격할수 없었습니다.
뭔가 요란스러운 기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가림막 넘어에선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올랐죠
근데!!!!
본 게임은 이제부터 였던 것입니다...
레이저로 시술을 받더라도 가위로 도려내는 작업이 필요한가 보더군요 뭔가 삭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피가 튀었고 동시에 중앙 부분이
몹시 쓰라리고 따끔거리면서 뜨거웠고 제 등줄기는 한여름 장마로 방둑이 터져버려 쏟아져 내리는 빗물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어린나이에 포경이 원래 이렇게 아픈거구나 라고 생각할 찰나 뭔가 엄청나게 뜨거운 감각이 전해졌고
저는 순간 비명을 질러버렸습니다...
하지만 화타께선 왕왕 있는 일이라며 안심하라더군요... 그의 조수가 제 머리맡에 서서 하는 말이 제 귓등을 후려 갈겼죠.
사내가 되려면 이까짓 고통쯤은 씹어삼켜야 한다.
그 순간 무슨 오기였는지 아랫입술을 꽉깨물며 참기 시작했습니다.
몸둥아리 중심부분에서 전해지는 삭둑가위와 레이저포인터의 소나타합주곡을 브금삼아 고통을 말그대로 씹어삼켰죠. 그 어린나이에....
하지만....................
본게임은 전 후반이었던 것입니다....
전반전의 작업과는 비교도 안되는 고통이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몇분이나 흘렀는지 시간감각도 희미해질 무렵, 가위질에 레이저를 얹은 고래잡이 1단계가 멈추었고
작업이 잠시 소강상태인가 싶더니 뭔가 뾰족하고 얇은 도구가 쑤욱!!!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인생에서 내본 비명 중에서 가장 크고 또렸하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순도 120% 첨가된
외마디 비명이 수술실...아니 비뇨기과 병원 빌딩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왔고 엄마가 저절로 눈앞에 떠오르더군요...
아...진짜 고래잡다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근데 바느질이 고통스러운게 뭐냐면, 들어갔던 바늘은 항상 나온다는 것입니다...
한벜 들어온 바늘은 나올땐 두배의 고통이었습니다.
지금 이글 적으면서 그때가 떠올라서 아직도 등골이 오싹한데.
진짜 몸 중심을 바늘가지고 그렇게 해버리니 정말 어찌할 도리도 없을 뿐더러
차라리 죽는게 낫겠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수술 마지막까지 맨정신으로 버틴 예비 사나이들이 몇이나 될까라는 의문은
아직도 듭니다.
암튼 수술은 끝났고 고름과 실밥 풀기의 연장전을 힘겹게 지나서 아직까지...
쓸일은 없지만 아직까지 온전하게 붙어있어준 소중이 에게 이 영광을 돌리면서.
이글 마칩니다.
마취검사 꼭 받으시고 특이체질은 항상 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