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들은 자신들이 피난민처럼
멀쩡히 잘 있는 오유에 낑겨들어온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오유도 2차대전 당시 본토공격 안 받은 미국은 아니죠.
오히려 소련 포지션 같아요.
당시 소련은 최대의 사상자를 입는 피해를 본 국가였는데
오유 역시 커뮤니티간 전쟁에서 가장 최전방에 '항상' 있는 사이트라
멀쩡히 잘 있는 사이트는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 오유 유저들에게 스르륵 아재들의 느낌은
단순히 재주 많고 비싼 취미 많은 아재가 아니라
마치 전장에서 고립되어서 식량도 물도 무기도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간신히 몇 명 안 되는 사람들끼리 목숨 걸고 버티고 있는데
갑자기 수만 명의 아군이
엄청난 물자와 최신무기를 들고 후방에서 나타난 것을 본 느낌이랄까요?
예전에 광우병 촛불시위할 때
천주교 신부님들이 광화문 광장에 오셔서 하신 첫마디가 그거였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외로우셨죠?"
그 한 마디에, 저와 함께 시위 나갔던 30대의 건장한 청년 남자가
주변 돌아보지도 못하고 엉엉 울더군요.
딱 그 느낌입니다.
일베로부터의 공격, 그 일베 프레임이 먹혀들어가 '오유나 일베나'하는 소리가 들리고,
국가로부터도 오유는 보호받지 못하는데
그나마 친하게 지낸다고 생각했던 여시에서 들어온 뒷통수 가격 공격에
오유 회원들 전부 마인드가 너덜너덜해진 상태였을 겁니다.
그때 나타난 사람들이 아재들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어쩌면 더 많이 환영했을 겁니다.
문제는
오유가 소련군이라면 아재들은 미군이죠....^^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사상도 어쩌면 다른 두 군대가
공통의 적 하나 때문에 만나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러블이 안 생기면 오히려 더 이상할 겁니다.
다만,
여기에서 변화해야 할 사람이 아재들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재라는 새로운 문화와 자극이 들어왔을 때
완강하게 '우리한테 녹아! 우리를 따르라고오오오오!'라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장점은 아재들에게 설득하고
아재들이 가진 문화의 장점은 오유에서 받아서 새 오유를 만들어야죠.
아재들도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오유징어들도 너무 교육하진 않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오유의 금지된 문화가 있다면 왜 금지되었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면
아재들이 절대 그거 이해 못할 분들은 아니어 보이니까요.
우리
함께
잘 지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