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고 보니까 일기같내요.
여튼 서론부터 말하자면
저희들이 사는 집은 빌라입니다. 그런데 옥상이 2개있고 그중 가장 꼭대기에 있는 옥상은
가장 꼭대기에 사는 우리집만 쓰는지라 위 짤의 개는 항상 똥오줌을 아침/밤마다 옥상에 누가 대려가서 처리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옥상 대려갈려고 같이 나왔는데 이놈이 옥상으로 가는 계단 말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미친듯한 속도로 내려가는겁니다.
어제 산책갔다와서 이러나 하고 느긋하게 따라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평소 산책코스인 뒷산으로 향하더군요.
평소 산책갈땐 뒤라도 돌아보는데 오늘따라 뒤도 안돌아보고 미친듯이 올라가더군요.
어느정도 올라간 뒤에 뒤를 돌아보길레 '이리와'라고 해두고 뒤돌아 집으로 향하는 모션을 취했는데 뒤돌아보니 이놈이 안보입니다.
... 허허
순간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가운데 저는 이 동네에 몇년동안 살면서 터득한 오르막길 뛰어오르기를 시전하여 뛰어올라갔는데
사실 개는 젼나 빠르죠.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그 뒤로 뒷산, 산책다녔던곳을 1시간 30분동안 내내 뒤졌습니다.
바람은 시원했는데 젼나 덥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찾았는데도 코빼기도 안보이더라는겁니다.
빡침이 극에 이르러(아침먹기전에 개부터 챙겨주고 먹는데 덕분에 아침도 못먹고 1시간 넘게 밖에서 싸돌아다님)
집에 돌아와보니 현관앞에서 대기타고있더군요.
...
양말도 없이 운동화신고 산길을 뛰어다니느라 지 주인님은 발가락까지 까져서 왔는데
이놈은 털에 풀 한조각 안붙어있군요.
... 혼내긴 혼냈는데 이게 의미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빌라 입구좀 닫아놓고 나가세요.